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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로 솟아오른 절경 속으로 ‘보트 투어’ [박윤정의 씬 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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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14 10:00:00 수정 : 2020-11-11 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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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하노이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가진 나라
이국적 풍경이지만 낯설지만은 않아
성 요셉 성당 등 도심 곳곳 프랑스풍 건물
매캐한 오토바이 매연속
달콤한 커피향 가득
하노이 근교 닌빈 풍경. 하노이는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에서 북쪽으로 1720㎞,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서쪽으로 105㎞ 떨어져 있다.

비행기에는 비즈니스와 관광을 위한 여행객들로 분주하다. 그들 중 유독 친지 방문을 위한 다문화 가정 승객들이 시선을 이끈다. 가녀린 체구 여성의 선물인 듯 커다란 가방을 짐칸에 올리는 것을 거들자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는 인사를 건넨다. 설레는 마음이 느껴지는 그녀의 아이들 표정을 보고 나 역시 눈웃음을 건넨다. 새로운 나라에서 정착하고 처음 고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아닐는지 생각해 본다. 그들은 내가 느끼는 흥분과는 다른 떨림으로 이륙을 기다리는 듯하다.

한국과 베트남의 지난날은 같은 운명을 겪기도 하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면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어 왔다. 서로 다른 길에서 시련을 이겨 냈기 때문에 많은 공감대가 있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옛 시절 남부와 북부의 다른 나라가 남북통일 과정을 이루었고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외세에 의하여 남북이 분단되었다. 또 두 국가 모두 북쪽으로 중국과 접하고 있어 이웃나라 중국으로부터 역사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른 나라지만 낯설지 않은 이유인 듯싶다.

비행기는 굉음을 안고 지상을 벗어난다. 다양한 사연을 담은 동체는 사뿐히 구름에 앉는다. 인천에서 5시간 떨어진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하노이는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에서 북쪽으로 1720㎞,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서쪽으로 105㎞ 떨어져 있다. 1945년부터는 베트남 민주공화국의 수도였고 1954년에서 1976년까지 북베트남의 수도였다. 그리고 1976년 통일 후에 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다.

구시가지 거리 풍경. 과거를 담고 있는 이 거리는 익숙한 현대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및 아트 갤러리들이 더하여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다.

기내에서는 못 다한 일을 서둘러 정리하고 드디어 관광안내서를 꺼내 든다. 전형적인 북베트남의 날씨로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비교적 시원하고 건조하단다. 5월에서 9월 여름철에 대부분의 비가 내리고 11월에서 3월 겨울철에는 비교적 건조하다고 하니 푹푹 찌거나 장마철이 아닌 한파 없는 겨울철 날씨인 이 시기가 관광하기에는 제격이다. 무더운 날씨보다 한결 낫다.

 

오래전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의 1984년 작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연인’의 배경, 메콩강의 인상적인 풍경을 보고파 하노이를 다녀온 이래 오랜 시간이 흘렀다. 당시 영화 한 장면처럼 시각적으로 각인된 하노이는 최근 어떻게 변화했을지 기대된다. 최근 급격한 건축 붐이 일고 있다고 하니 기억에 자리 잡은 소박하고 인상적인 풍경은 다른 도시 풍경, 마천루가 되었을 법하다. 현대적인 스카이라인 너머 기억 저편에 있는 추억의 풍경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넘긴다.

성 요셉 성당. 곳곳에 자리한 식민지 시대 건축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식민지 지배 하에서 남아 있는 프랑스 식민지 스타일의 독특한 양식은 베트남 역사박물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대통령궁, 베트남 은행, 성 요셉 성당 등 곳곳에서 느껴진다.

낯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다. 국방색 유니폼, 아니 군복은 아직 사회주의 국가임을 상기시킨다. 그들의 굳은 얼굴 표정에 긴장감을 느끼며 달러를 요구하는 손짓을 애써 모른 체하고 공항을 빠져 나온다. 마중 나온 기사가 보인다. 조금 전의 긴장감을 사르르 녹이고 그의 차에 오른다. 차들이 엉켜 있는 분주한 공항을 뒤로하고 시내로 향한다. 호텔은 100m 이상의 마천루를 가진 새롭게 발전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도착한 호텔에 서둘러 짐을 풀고 곧장 택시를 부른다. 구시가지 거리에서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구시가지는 11세기 하노이가 수도로 지정된 이래 번영을 누려온 지역으로 호안끼엠 호가 시의 중심에 위치한다. 공원으로 정비된 시민 휴식 장소이다. 공원을 지나쳐 구시가지 거리에 들어선다. 무너져가는 식민지 시대 흔적을 지나니 나무가 늘어서 있고 한 그루 나무를 지나칠수록 시간은 거슬러 올라간다. 머무는 호텔 주변과는 달리 과거를 담고 있는 이 거리는 익숙한 현대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및 아트 갤러리들이 더하여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다. 곳곳에 자리한 식민지 시대 건축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식민지 지배 하에서 남아 있는 프랑스 식민지 스타일의 독특한 양식은 베트남 역사박물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대통령궁, 베트남 은행, 성 요셉 성당 등 곳곳에서 느껴진다.

올드 쿼터. 골목길 가득 채운 소박한 식당 음식들이 하노이 밤거리의 색다른 멋을 이룬다.

도심의 매캐한 오토바이 매연을 덮는 진하고 달콤한 커피향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커피가 추출되는 동한 자리를 잡고 기다리며 창밖을 바라본다. 흥미로운 하노이 풍경이 펼쳐진다. 경적을 울리는 차량과 오토바이는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 생활인들의 모습이며 카페에서 풍기는 향기는 그들의 여유로운 리듬이다. 베트남 전통 커피 한 잔을 들고 올드 쿼터 길로 들어선다. 한국에서 숯불 돼지 고기향이 짙게 밴 분짜 요리를 먹기 위해 줄을 섰던 기억을 안고 더 달콤한 숯불 향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긴다. 골목길을 가득 채운 소박한 식당 음식들이 진정한 하노이 맛을 선보일 거라 확신하며 허름한 식당에 들어선다. 한국에서 베트남 쌀국수라고 일컫는 포와 생선 요리인 짜 까, ‘쌀 반죽 말이’라는 의미의 만두피처럼 생긴 바인 꾸온을 펼쳐놓고 하노이의 저녁을 시작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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