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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 벗겨지고 콘돔 발견 안돼…‘여대생 모텔 추락사’ 의문(제보자들)

입력 : 2020-07-08 23:02:06 수정 : 2020-07-08 2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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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은 3년 전 모텔에서 추락한 여대생이 사망한 사건을 추적했다.

 

8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은 3년 전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한 여대생 A(당시 21세)씨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17년 8월22일 늦은 오후 A씨는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대학 동기 B(21)씨를 만났다. 오후 10시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3차까지 이어지며 이튿날 오전 4시쯤 두 사람은 함께 모텔로 들어갔다.

 

당시 자리에 함께했던 대학 동기는 “둘이서 소주 여섯 병 이상 마셨다”고 진술했다. A씨는 모텔로 들어간지 한 시간여 만에 5층에서 추락해 숨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A씨는 부검에서 사망 당시 혈중 알콜 농도가 0.19%인 것으로 분석됐다. 법의학 교수는 “의식이 흐릿하고 혀가 구부러지며 보행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이 3년 전 발생한 여대생 사망 사건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

 

경찰 조사를 받은 B씨는 “술에 만취한 A와 동의 하에 성관계를 하려 했으나, A가 도중에 싫은 내색을 보여 중단한 채 잠들었다”고 말했다. 또 “잠에서 깨보니 A가 보이지 않았고, 건물 안에서 찾아다니던 중 추락한 A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A의 부모는 “B의 진술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만취한 딸이 의사 표현을 제대로 못 했을 것으로 보이며, 추락 당시 하의만 벗겨진 채 양말은 신은 상태였던 점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B씨는 1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제작진과 인터뷰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망해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1심 법원도 정황 증거만으로 재판하는 상황이라 발목이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부모는 “딸의 몸 안에서 ‘콘돔 윤활유’가 나왔는데, 콘돔은 나오지 않고 포장지만 현장에서 발견됐다”며 “B는 ‘방에다 던져놨는데 왜 없을까요’라고 반문할 뿐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콘돔의 증거 능력을 설명했다. 그는 “콘돔은 내부에 남아있는 정액 등으로 강력한 성폭행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자기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유기했는데 경찰이 그 상황에서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씨의 부모는 또 “B는 딸이 샤워실에 들어갔고 물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 물기 등 샤워실을 쓴 흔적도 없고 수건도 걸려있는 것 그대로”라고 말했다. B씨는 “일어났는데 물소리가 들려 샤워기를 잠그고 A를 찾으러 나갔다”고 진술했다.

 

침대 상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A씨의 부모는 “몸부림을 쳤다는데 침대보는 깨끗했다”고 말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여자와 같이 누워있었다고 했는데 침대는 흐트러진 것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며 “내 생각에는 B가 정리를 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A씨의 부친은 “B가 처음에는 딸과 대화를 한 것은 아니고 얼굴 형태만 보고 고개만 끄덕였다고 했는데 진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진술에서 B는 ‘성관계를 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딸이 ‘그만 좀 물어봐 답답아’라고 답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진술에서는 ‘아직 나를 좋아하냐, 성관계해도 되겠냐’라 묻고 ‘알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진술을 거듭할수록 ‘이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생각하며 자신에게 유리하게 한다”며 “초도 진술 효과”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B의 진술은 일관적”이라고 판단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사진=KBS2 ‘제보자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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