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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화재 잇따라’…김 가공공장서 불법체류자 태국인 3명 화재로 숨져

입력 : 2020-01-26 17:56:13 수정 : 2020-01-26 17: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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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를 통해 취업한 태국인 불법체류자 / 26일 합동 감식…숙소 작은방서 불 시작, 사망자들 큰방과 화장실서 발견 / 27일 시신 부검할 예정
25일 오후 3시 37분쯤 전남 해남군 현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불을 끄는 소방관들. 전남 해남소방서 제공

 

설날 발생한 해남 외국인 노동자 숙소 화재의 사망자 3명은 브로커를 통해 취업한 태국인 불법체류자들로 밝혀졌다.

 

경찰은 전날 현장에서 확보한 신분증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해남의 한 김 가공공장에 취업한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은 26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화재 현장을 감식했다.

 

실내외에서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주택 작은 방에서 불길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불이 난 곳은 단층 주택으로, 실내 출입문을 열면 정면에 작은 거실과 부엌이 있고 오른쪽에 작은방과 화장실, 왼쪽에 큰 방이 있는 구조다.

 

당시 큰방에서 A(31·남)씨가, 화장실에서 B(34·여)씨와 C(29·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낮에 단순한 구조의 주택에서 불이 났는데도 젊은 노동자들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의문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방화 혐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아침부터 싸우는 소리가 났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방문객 1명이 찾아왔다가 집을 나서는 모습을 봤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인근의 다른 숙소에 체류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불이 난 모습을 보고 대피한 것을 오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태국인 노동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주택 화재의 최초 발화점이 확인됐다.

 

감식 결과 주택 출입문 오른쪽 작은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감식반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선 등을 수거해 추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고 현장에는 외부 침입이나 방화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장을 발부받아 이르면 27일 시신 부검을 통해 사건 실체를 밝힐 예정이다.

 

밀양서 집에 불 질러 어머니 숨지게 한 40대 아들 붙잡혀

 

경남 밀양경찰서는 집에 불을 질러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현존건조물 방화 치사)로 아들 B(4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무안면 한 단독주택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주택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B씨는 이날 오전 4시 25분쯤 밀양시 무안면 1층짜리 단독주택에 불을 질러 어머니 A(76)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와 함께 이 주택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누군가 주택에 불을 지르는 것 같다”는 인근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 현장에 있던 B씨를 검거했다.

 

당시 B씨는 손에 흉기를 들고 경찰과 잠시 대치했지만 반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주택을 모두 태우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40여분 만에 진화 됐다.

 

소방대원들의 현장 수색 중 주택 내부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불을 지른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A씨의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장충동 호텔서 불로 600여명 대피

 

26일 새벽 서울의 대형 한 호텔에서 불이 났다.

 

26일 오전 건물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투숙객들이 호텔 인근으로 대피해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4시 51분쯤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불이나 연기를 들이마신 투숙객과 호텔직원 5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지 약 2시간 만인 오전 6시 33분쯤 큰불은 잡혔으며 10시 06분 진화 작업과 연기 배출 작업 등이 마무리됐다.

 

불은 호텔 지하 1층 알람 밸브실에서 시작됐으며 호텔 전 층으로 연기가 확산해 투숙객과 직원 등 633명이 대피했다.

 

연기를 마신 투숙객들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30분부터 다른 투숙객들은 소방관, 경찰 등과 함께 호텔에 들어가 소지품을 챙기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이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9명사상 동해 폭발사고 ‘人災’

 

설날인 25일 가족 모임 중 가스 폭발로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가 난 강원 동해시 건물은 냉동공장으로 준공된 다가구 주택으로 무등록 펜션 영업 중 대형 참사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오전 강원 동해시 어달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전날 발생한 폭발사고와 관련해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동해=연합뉴스

 

26일 동해시와 소방·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동해시 묵호진동의 건물은 1968년 냉동공장으로 준공됐다.

 

이후 이 공장은 1999년 건물 2층 일부를 다가구 주택으로 용도 변경한 뒤 2011년부터 펜션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사고가 난 건물은 1층 회센터, 2층 펜션 형태로 운영 중이다.

 

2층엔 모두 8개의 객실이 있으며, 가스폭발은 이 중 한 객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가스폭발 사고가 난 건물은 해당 지자체인 동해시에 펜션 영업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건물의 건축물대장에도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 주택’으로 분류돼 있다.

 

소방당국은 2018년 12월 10명의 사상자가 난 강릉 펜션 사고를 계기로 전국에서 펜션 시설 안전점검을 벌일 당시 펜션으로 운영 중인 이 건물에 대한 점검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지난해 11월 4일 ‘화재 안전 특별조사’ 때 이 건물의 2층 다가구주택 부분이 펜션 용도로 불법 사용 중임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다가구주택 부분의 내부 확인을 시도했으나 건축주가 거부해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가구주택은 세입자 등이 내부 확인을 거부하면 강제로 점검할 수 없다.

 

이후 소방당국은 지난해 12월 9일 해당 지자체인 동해시에 이 같은 위반 사항을 통보했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일제 점검 때 해당 건물이 펜션시설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시설 개선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펜션 운영 정식 등록 절차 없이 불법 영업 중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업주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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