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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핵합의 유럽 서명국, 분쟁 해결 절차 돌입 움직임”

입력 : 2020-01-07 20:25:31 수정 : 2020-01-07 22: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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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이번주 제재 복원 ‘스냅백’ 개시 결정” / 佛외무 “분쟁메커니즘 적용 고려” / 핵위기 막기 위한 최후 압박 수단 / 핵합의 백지화 공식화 측면 있어 / EU 외교장관 10일 긴급회동 예정 / 일단 마지막까지 설득 지속 입장

이란의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불이행 선언에 따라 부상한 이란 핵위기를 진화하기 위한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핵합의 서명국인 유럽국가들이 이번주 내로 대이란 제재를 복원시키는 ‘스냅백’(snap-back) 적용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동매체 알자지라는 6일(현지시간)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의 말을 인용, 이란 핵합의의 유럽 서명국들이 ‘분쟁메커니즘’에 착수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이란의 최근 결정은 이 합의의 장기적인 효력에 대해서 묻게 한다”며 “우리는 분쟁메커니즘을 개시할지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수일 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 시아파 성지 쿰에 위치한 잠카란 모스크에 '피의 복수'를 뜻하는 붉은 깃발이 내걸렸다. 이란 국영TV 캡처

2015년 이란 핵합의에는 이란과 미국 외에도 독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서명했다. 이 합의에는 별도의 분쟁해결 절차를 두어 이란이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서명국들이 공동위원회를 열고 이어 장관회의 등을 열어 합의이행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권고 후에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서명국들이 이란 핵합의 이행을 중지하고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 뒤 안보리가 30일 내 제재 해제를 유지할지, 또는 과거 안보리 결의 제재를 자동적으로 복원할지 결정한다. 이른바 스냅백 조항이다. 핵합의문에 명시된 이행강제 압박장치로 핵위기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셈이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와 압박을 통해 이란 핵합의 유지를 촉구해 온 유럽 서명국들은 그간 이란이 단계적·부분적으로 합의를 어겨나갈 때마다 분쟁메커니즘에 착수할지를 논의했으나 더 큰 갈등과 불신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유보해 왔다. 또 스냅백은 사실상 핵합의가 무력화됐음을 공식화하는 측면도 있어 부담스러운 선택지였다. 그러나 미국, 이란 양측이 사실상 핵합의 백지화를 선언한 상황에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기류인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르드리앙 장관의 언급에 비추어 “결국 유엔 안보리 제재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멘 반군 지지자, 美 규탄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수도 사나에서 열린 미국 규탄시위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밟은 채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사나=EPA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장례식서 30여명 압사 이란 케르만주에서 열린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의식에 참여하려는 수백만 인파가 7일(현지시간)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장례의식에서 30여명이 압사하고 약 200명이 다치는 등 사고가 발생해 이날 진행하려던 안장식 등은 연기됐다. 케르만=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 28개국 외교장관도 이란 핵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동을 오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질 예정이다. 익명의 한 유럽국가 외교관은 분쟁메커니즘을 개시할지 묻는 외신 질문에 “우리는 이란의 핵합의 위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며 “그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요일(10일)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알자지라는 또다른 외교관은 프랑스와 영국, 독일은 금요일 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외교관은 “분쟁메커니즘에 들어가게 될 것이며 그 결정이 금요일 이후는 아니다”라고 더 확정적으로 언급했다.

뉴욕 경계 강화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뒤 미국 주요 도시의 경계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뉴욕시 경찰들이 6일(현지시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백악관도 경호원을 추가 배치하고 검문검색 강화하는 한편, 행정부에 사이버전에 대비한 경계령을 발동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유럽은 일단 마지막까지 설득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합의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것이 이란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동시에 모든 당사자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이란과 양자 소통채널이 가동 중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취재진에 “새해가 혼란으로 시작됐다”며 “지정학적 긴장감이 이번 세기 들어서는 최고수위”라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김예진·조성민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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