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같이 밝힌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섰으며, 이를 발견한 부인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요청을 받고 함께 수색에 나선 소방당국이 정 의원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TV, 라디오를 넘나들며 정치 평론가로도 활동해온 정 전 의원은 그동안 방송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날카로운 분석과 의견으로 정치 균형을 유지해온 인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정 전 의원은 지난 3월 TBS교통방송 ‘이숙이의 색다른 시선’에서 자유한국당 대표가 된 황교안 전 총리를 두고 중도쪽으로 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계속 이렇게 가면 총선 전 사달(일이 잘못 됨)이 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당 장악이 우선순위라는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대표가 되었으니 총선 승리를 바란다면 중도를 많이 흡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정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법무차관 의혹’ 재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는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죽이기 차원’이라고도 주장했다.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지시는 동의하지만, 왜 직접 나서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게 그의 비판이었다.
정 전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한 데 대해서는 ‘21대 총선용’이라며 야당에 유리할지는 모른다고도 했다. 세월호 막말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 일과 관련해서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여당이 너무 많이 악용을, 오랫동안 써 먹는다 이런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깔려 있다”고도 분석했다.
정 전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떨어진 최대과제 중 하나가 ‘보수 통합’이라면서, 지도부가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서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중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남북미 회동’을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의 종전선언으로 평가하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발언을) 폄하할 생각은 없는데 좀 너무 성급하고 과장된 해석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북한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탄도미사일 쐈다. 또 바로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했다. 오지랖, 간섭(말라며)...”고 한 사실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관련해 대한민국에 그만한 검찰총장감도 없다며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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