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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그룹 분열 뒤 쇠퇴, 한진가 비운의 스토리

입력 : 2019-04-08 19:15:13 수정 : 2019-04-08 1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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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양호·동생들 경영권 다툼 / 육해공 최고 수송그룹 목표 상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유지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이다. 수송으로 나라에 보답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한진그룹은 ‘수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진그룹은 초기 육상의 물류·운송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해 왔다. 한진그룹은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도약했다. 주월미군의 군수물자 수송계약을 따내며 기업이 빠르게 성장 가도를 밟기 시작했다. 이후 해양운송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컨테이너 전문 해운사인 대진해운(한진해운의 전신)을 세웠다. 한진해운은 이후 한진그룹의 중심축이 된다. 조중훈 창업회장은 이후 대한항공공사를 인수, 대한항공을 경영하면서 항공운수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육해공 수송을 영역으로 둔 수송그룹으로 거듭나게 됐다.

하지만 조 창업회장이 2002년 사망하면서 한진그룹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조양호 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형제들과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조양호 회장은 동생인 조남호, 조수호, 조정호와 ‘한진판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법정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메리츠금융으로 나뉘게 된다. 육상과 해상, 공중 모두에서 최고의 수송그룹이 되겠다는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조양호 회장은 2006년 동생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별세하자 제수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룹이 분열되자 형제들이 맡은 기업들은 위기에 시달렸다. 최은영 회장이 맡은 한진해운은 해운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파산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을 넘겼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식을 미리 매각했다는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둘째 동생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경영에 실패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장남 조양호 회장도 가족들의 ‘갑질논란’으로 구설을 겪은 끝에 미국에서 눈을 감았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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