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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악화…수요 불투명…정유4사 ‘죽을맛’

입력 : 2019-01-06 20:36:49 수정 : 2019-01-06 20: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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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셰일 원유생산 확대 영향 / OPEC·러 감산 합의도 무위 / 정제마진 배럴당 2달러대로 / 4분기 실적 70%이상 ↓ 예상 / 새해 마진 반등 조짐에 ‘기대’ 한국 수출을 이끈 한 축인 정유사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4분기부터 급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악화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세로 수요마저 불투명해진 영향이다. 국제유가부터 환율, 경기 등 대외 요인에 실적이 출렁이는 ‘천수답’(天水畓) 업종답게 정유사 주가는 신년 벽두부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새해 들어 유가와 정제마진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84% 오른 47.9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1.98% 오른 57.06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연고점을 찍은 작년 10월3일과 비교하면 브렌트유는 33.8%, WTI는 37.2% 각각 하락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본격화된 데다 세계 원유시장의 큰손인 중국 경기마저 둔화세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미국이 셰일 원유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등 에너지 패권을 행사하면서 공급 조절 시도도 무위에 그쳤다. 이에 정유사 수익 가늠자인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의 석유제품 잉여물량이 유입되고 미국과 중국의 정제설비 가동률이 최대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2달러대로, 2016년 2월(7달러)과 비교해 29%가량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생산한 휘발유·경유 등을 시장에 판매해 얻는 마진을 의미한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와 원유 수송 운임, 정제공정 비용을 빼고 남는 이윤이다.

이달 말 공개될 국내 정유 4사의 4분기 실적은 급락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2502억원, 에쓰오일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70%, 8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년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무난해 보였던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제마진 악화에다가 실제 구입과 판매 시점의 차이(2∼3개월)로 인한 재고평가손실이 SK이노베이션만 4000억원, 업계 전체로는 1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휘발유값 2년 8개월 만에 최저 6일 경기 양주시 삽사교차로 인근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1277원으로 게시돼 있다.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기름값이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약 2년8개월 만에 휘발유가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주=연합뉴스
다만 업계는 최근 정제마진 회복 전망에 이어 국제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OPEC 회원국의 작년 12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53만배럴 줄어든 일평균 3260만배럴을 기록했다. 미국 셰일 원유 공급과잉 대응에 나선 2017년 1월 이후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키움증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2월 산유량이 전월 대비 4만2000배럴 감소, 이란 원유 생산량도 전월 대비 1만2000배럴 감소했다”면서 “국제유가는 상승폭을 확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등유와 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며 “작년 6월 정제마진이 저점을 기록한 뒤 빠르게 반등했던 것처럼 올해 초 아시아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원유제품의 재고평가손실 소멸에 따른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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