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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부대' 재등장…시민들 불안감 고조

입력 : 2018-09-09 18:08:59 수정 : 2018-09-09 2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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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메르스 공포’/“당분간 사람 많은 장소 피해야겠다”/ 확진자 격리된 병원 진료 미루기도/ 상인들 “메르스 불황 또 올라” 우려
3년 전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다시 전국을 덮쳤다.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하루 만인 9일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로 격상한 데 이어 “밀접 접촉자가 2명 더 있다”고 밝혀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공공장소에서는 평소보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3년 전 메르스가 순식간에 수도권까지 퍼져나간 것이 기억난다”며 “메르스가 호흡기로 전염될 수도 있다고 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대학생 이모(30)씨는 “메르스 확진자가 서울 거주자라고 들었다”며 “당분간 서울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 다니는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한 임산부는 임산부들이 모인 인터넷카페에 “매주 월요일 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는데 메르스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진료를 연기했다”고 글을 올렸다.

9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정문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병원을 드나들고 있다.
하상윤 기자
메르스 확진자가 거쳐 갔다는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일부 환자와 보호자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5일째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해 림프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주모(57)씨는 “뒤늦게 메르스 환자가 지나쳐 갔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크다”며 “환자들은 면역성이 떨어지니 정부와 병원 측이 더 철저한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대 딸이 갑자기 열이 나 응급실을 찾았다는 홍모(63)씨도 “응급실에서 마스크를 나눠줘 메르스 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아무래도 께름칙해 간단한 진료만 받고 딸을 다른 병원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환자 격리조치 중인 서울대병원 9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의 출입구가 굳게 차단된 가운데 의료진이 병동 앞을 지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메르스 확진자가 공항 검역소를 통과한 사실을 질타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대학원생 김모(31)씨는 “환자가 10일 전부터 설사 증상이 있었다고 검역소 측에 알렸음에도 공항을 통과했다”며 “감염병 관리 체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29·여)씨는 “외국 여행을 갔다 인천공항을 통해 6일 입국했다”며 “일정을 하루만 늦췄어도 메르스 확진자와 마주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하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또다시 메르스 불황이 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박근혜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자 시민들이 쇼핑과 외식, 대중교통 이용 등을 일제히 줄이며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졌다.

김청윤·권구성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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