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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에 선 소년원 아이들… "내일은 유쾌·상쾌·통쾌"

입력 : 2018-05-02 19:51:23 수정 : 2018-05-02 19: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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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교장 오영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올레길 하이킹 캠프(사진)를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올레 1코스에서 시작한 이번 하이킹은 성산일출봉, 올레 6코스, 올레 7코스, 올레 14-1코스 등 총 64.2㎞ 구간에서 이뤄졌다. 강호성 범죄예방정책국장, 김용운 소년과장 등 법무부 직원 7명과 ㈜에스원 멘토 및 응급구조사 4명, 학생 10명 등 총 21명이 함께했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 윤모(가명)양은 “이 캠프를 위해 학교에서 4번 정도 사전 연습을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다”며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께서 격려해 주시고 상담해주셔서 많은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부터 성산일출봉을 보며 ‘저 높은 곳을 어떻게 올라가느냐’고 불평도 많았는데, 막상 오르고 보니 보람이 컸다”며 “캠프에 참가하면서 걷는 동안 포기하고 싶은 마음보다 ‘내가 그동안 안 해서 못했던 거구나’. ‘포기하지 말자’,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양은 오른발이 기형이다. 솔직히 스틱 없이는 걷기가 힘들지만 이날만큼은 스틱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불편한 몸으로도 이렇게 힘든 캠프를 잘 참여했으니 나가서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캠프를 함께한 법무부 강호성 국장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마음을, 포기보다 도전하는 마음을, 사회의 냉혹함보다 따뜻한 마음을 각각 먼저 배우길 바란다”며 “더불어 우리 사회도 소년원 학생 출신이라는 손가락질보다 재도전의 기회를 줘 퇴원 후 학생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더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캠프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주최하고 ㈜에스원이 후원했다. 소년원 학생들이 대자연을 직접 체험하면서 긍정적 사고와 도전 정신, 자신감을 키우도록 돕고자 기획했다. 안양소년원을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라고 부르는 것처럼 법무부는 소년원의 교육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모든 소년원에 ‘학교’ 명칭을 복수로 쓰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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