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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자격증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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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大木匠)은 나무로 집을 지을 때 기술설계와 공사 감리까지 겸하는 목수다. 옛날에는 도편수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요즘으로 치면 건축가다. 전통적인 공예기법으로 목조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적인 기법이 필요한 것이어서 대목장 기능보유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절대적 권위를 인정받는 대목장이 광화문 복원공사를 위해 문화재청이 제공한 금강송을 빼돌렸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더 이해할 수 없던 것은 경복궁 광화문 복원공사를 위해 문화재수리기술자의 자격증을 불법으로 빌린 사실이다. 궁궐 건축 최고 전문가에게도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은 ‘넘사벽’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자격증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꿈꾸는 직업,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오늘도 많은 이들이 자격증 따기에 여념이 없다. 자격증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으로 가는 관문이 될 수는 있다. 그 자체가 성취이고 보람이다. 그러나 자격증의 절대 가치는 원하는 사람 모두가 가질 수 없는 진입 장벽에 있다. 단 한 번의 패스로 평생 ‘우월한 위치’를 보장받으며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사’ 자 자격증 가운데 엄지척했던 변호사, 의사, 공인회계사 위세도 옛날같지 않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폼만 잡고 있다가는 굶어죽기 십상이다. 그 잘난 면허를 빌려주고 뒷돈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무장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사건을 수임한 뒤 그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변호사들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았다. 시험에 붙기 위해 흘린 땀을 스스로 조롱했으니 쪽박을 차도 할 말이 없다.

일본의 교육경제학자 나카무라 마키코는 자신의 책 ‘데이터가 뒤집은 공부의 진실’에서 교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1. 급여를 올린다, 2. 교사 연수를 받게 한다, 3. 교사 자격증 제도를 없앤다 가운데 3번 교사 자격증 제도를 없애고 유능한 사람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교사뿐이겠나. 전문직 면허제 철통 장벽의 부작용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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