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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 "유부녀를 주무르는…이 교활한 늙은이야"속 유명 시인 En은?

입력 : 2018-02-06 16:12:28 수정 : 2018-02-06 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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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내 성희롱 및 성폭력 폭로와 관련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운동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시인의 손 버릇을 지적한 듯한 최영미 시인의 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큰 화제를 모았다.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고 돼 있다.

최 시인은 "노벨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벨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라고 읊어 누리꾼들은 해당 인물로 짐작되는 시인 실명을 언급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

트위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단_내_성폭력 아카이브'는 최근 이 시 전문과 함께 "문학이란 이름으로 입냄새 술냄새 담배 쩔은내 풍기는 역겨운 입들. 계속해서 다양한 폭로와 논의와 담론이 나와야 한다. 적어도 처벌이나 사람들 눈이 무서워서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최영미 시인님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최영미 시인은 "이 시를 문학작품으로 봐 주시기 바란다. 문단의 거짓 영웅에 대한 풍자시이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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