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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스마트교육 플랫폼 열풍…'열공' 풍속도 바꿀까?

입력 : 2017-10-16 05:00:00 수정 : 2017-10-1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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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부터 스펙까지 '기획=필수'라는 입학제도의 거센 풍파를 견디면서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연구 최신호(제28권 2호)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평균 방과 후 공부시간은 3시간51분이었는데요. 이중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시간은 2시간41분, 사교육시간은 1시간10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가히 살인적인 수준의 긴 시간을 보내고도 별도의 학습을 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공부를 오래한다'는 말이 '공부를 잘 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맹점은 공부에 투자한 시간과 성과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간 대비 공부의 질이 달라지는 것은 학생 개개인의 공부 습관과 방식에 기인합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ICT(정보통신) 기술을 앞다퉈 적용하고 있는 교육업계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효율적인 공부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편리한 매커니즘을 넘어 심층학습을 뜻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학생 개개인이 이미 충분히 훈련한 부분은 제외하고 취약한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하거나,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부차적인 일을 대신 해주기도 합니다. ‘효율성=경쟁력’이라는 교육계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학습 시간은 142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학습 시간(62시간)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초중학생 2명 가운데 1명은 정규 수업시간 외 3시간 이상 공부에 할애하고, 5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초등학생 비율은 15.5%에 달했다.

특히 입시를 목전에 둔 고등학생 4명 중 1명은 정규시간 외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의 공부에 매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절대적인 공부 시간 대비 상대적으로 학습효율은 저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언어·수리능력을 종합한 학습역량은 다른 국가 대비 중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학습에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학습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이는 학습효율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의욕과 끈기, 공부방식 등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영위하는 역량이 낮기 때문이라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OECD 국가 중 학습태도를 가장 낮게 평가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일반적으로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려면 학생 스스로가 자신이 취약한 부분에 대해 먼저 인지하고,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학습동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유아동 17.9%, 청소년 30.6%가 스마트폰에 과의존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 분석 결과를 스마트폰 중독 위험과 억제 근거로만 볼 게 아니다"라며 "이들의 학습, 학교생활, 교우관계, 문화적 환경 등 이미 깊숙이 관통하는 스마트폰을 얼마나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 이젠 양보단 '질'

모바일(스마트폰)과 웹(PC) 기반으로 제공하는 혁신 교육 서비스는 디지털 세대의 개인별 학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돕는 도구로 교육계 혁신의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빅데이터(Big Data)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탑재한 기술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에서도 이를 활용해 사용자가 쓰면 쓸수록 정교해지는 알고리듬을 구현한 학습 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현재 국내 초중고교의 90% 이상이 활용하고 있는 학교 수업 지원 플랫폼 ‘클래스팅(Classting)’의 경우 최근 자사 플랫폼에서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 과제 수행 정도, 열정, 성장률 등의 학습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취약한 핵심 개념을 스스로 복습할 수 있도록 맞춤형 콘텐츠를 지원하는 ‘클래스팅 러닝(CLASSTING LEARNING)’ 서비스를 선보였다. 학교와 가정을 잇는 교육 혁신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아 올해 이러닝에듀테크 공모전에서 연구개발(R&D) 부문 산업부장관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클래스팅 러닝은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교육 현장의 효율성을 얼마나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사례"라며 "ICT 기술을 교육에 접목한 '에듀테크(EduTech)' 서비스는 전반적인 교육 환경의 수준을 상향시킨다는 점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끝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학습 지도

개인 학습을 돕는 구체적이고 세분화한 에듀테크도 등장했다. 수학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풀이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앱 '포토매스(Photomath)'는 카메라로 찍힌 수식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일반적인 등식뿐만 아니라 분수, 루트, 선형 방정식, 적분과 같은 복잡한 계산도 지원한다. 단순하게 답에 쉽게 접근하는 요행으로 해결 능력을 저해한다는 우려보다는 오히려 필요할 때 단계적인 풀이 과정을 제시하는 학습 보조자료로서 얻는 혜택이 크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무료 과외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있다. '바풀공부방'은 스마트폰을 통해 학습과 관련된 궁금한 내용을 질의하고, 응답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지역과 시간의 제약없이 학생이 필요할 때 플랫폼에 바로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혼자 공부하거나 수업의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적시에 지도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효율성 높여 얻은 여유시간, 스펙 대신 경험 쌓아야

한 교육업체가 지난해 전국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자녀가 자격증 시험을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62%로 절반을 웃돌았다. '앞으로 자녀의 자격증 준비 및 응시 계획이 있다'는 대답은 82%였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학습으로 물리적인 공부 시간이 단축될 경우 학생들이 다방면에서 자신의 진로를 위한 다채로운 경험이나 감수성 및 체력을 높이는 예체능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가정에서 스펙을 위한 또 다른 자격증 경쟁이나 불필요한 수준의 과도한 선행학습으로 학습 열정과 흥미를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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