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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살린 병원에 돈 요구한 부모…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입력 : 2017-09-25 10:15:00 수정 : 2017-09-25 09: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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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에 빠진 중국의 한 남성을 현지 의료진이 살린 가운데, 응급실로 옮겨진 뒤 남성의 소지품과 현금 등이 없어졌다며 병원을 상대로 돈을 물어내라고 요구한 부모가 합의금을 받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환자 부모는 아들을 살려낸 점은 감사하게 생각하나, 옷을 찢고 구석에 팽개치는 등 의료진의 미숙한 대응 때문에 물건이 없어졌다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응급실에 있던 관계자들로부터 돈을 걷어 합의금을 마련했다.

 

중국 묘파이 영상 캡처.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에 사는 리모(34)씨가 앞선 11일 갑자기 의식불명에 빠져 인근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실 의료진은 그가 폐색전증이라고 진단, 심폐소생술 등으로 긴급 대응했다.

의료진은 리씨의 옷을 가위로 모두 잘라내고 구석으로 치웠다. 빠른 대처 덕분에 목숨을 건진 리씨는 다음날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며, 아직 회복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리씨가 일반 병실로 옮겨진 다음날에 벌어졌다. 리씨의 부모는 그가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받은 뒤, 휴대전화와 지갑 그리고 현금 등이 없어졌다면서 의료진이 찢은 옷 등을 포함해 총 1500위안(약 26만원)을 물어내라고 병원 측에 요구했다.

병원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말을 들은 꼴이어서 황당할 뿐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병원에 도착하면서 일은 심각하게 흘러갔다. 병원 측은 리씨를 담당했던 관계자들을 불러들여 합의금을 마련했다. 당사자들은 억울했지만, 1000위안(약 17만원)을 모았고 리씨의 부모는 애초 요구했던 돈보다 적은 액수였으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리씨의 소지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한 외신은 없었다.

부모는 “아들을 살려준 점은 감사하나, 의료진은 환자의 옷을 마구 찢어버리고 구석에 팽개치는 등 마구잡이로 대응했다”며 돈을 물어내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병원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려 한 건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려는 이유로 보인다.

미숙한 대응을 인정하면서도 병원 관계자는 “환자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가 입은 옷의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의료진이 위축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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