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발언에 중남미 ‘반발’

입력 : 2017-08-13 20:44:43 수정 : 2017-08-14 01:17: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트럼프 “군사 옵션도 검토 중”/ 베네수엘라 “자주권 침해” 비판/ ‘反마두로’ 남미 관세동맹조차/“대화만이 민주주의 증진” 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투입 검토 발언에 당사국 베네수엘라는 물론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미국의 개입을 경험한 중남미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무력 개입 검토 발언은 과거 100년 동안 베네수엘라에 반대해 취해진 가장 지독한 호전적 행위”라며 강력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베네수엘라를 위한 많은 옵션이 있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군사옵션도 있다”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명의의 성명을 낭독했다. 아레아사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제국주의의 두목”이라며 “그의 발언은 베네수엘라의 자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은 정치적 입장차를 제쳐놓고 마음을 합쳐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베네수엘라의 내부 분열을 봉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델시 로드리게스 제헌의회 의장은 트위터에서 “제헌의원 545명은 마두로 대통령을 보좌해 국가수호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미국이 우리 조국을 더럽힌다면, 우리의 총이 뉴욕과 트럼프를 찾아갈 것이고 우리는 백악관을 점령할 것”이라며 “당신의 문제나 해결하라. 도널드 트럼프. 당신은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응수했다.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약화에 반대하고 실질적 대응 조치에 나선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조차 우려를 나타냈다. 메르코수르는 성명에서 “대화와 외교적 노력만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증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자국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추방하기로 한 페루를 비롯해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한 콜롬비아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