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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잡는 복합유도폭탄 도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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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9 16:17:31 수정 : 2017-04-19 17: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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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북한군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잡는 복합유도폭탄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9일 “올해 국방중기계획에 북한군 TEL을 겨냥한 복합유도폭탄 도입 계획이 잡혔다”면서 “앞으로 방위사업청이 선행연구를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대상 기종을 결정하게 되는데 일단 2020년대 초반까지 수백발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투기에 장착 중인 GBU-54 유도폭탄.
그동안 우리 군이 북한군 TEL을 겨냥한 복합유도폭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은 무성했으나, 실제 도입 계획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4일 발표된 ‘2018∼2022 국방중기계획’ 방위력 개선 분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비 전력인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킬체인(Kill Chain)으로 복합유도폭탄 도입 계획을 언급했다.

우리 군이 북한군 TEL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복합유도폭탄을 도입키로 한 것은 그동안 스커드·노동 등 탄도미사일이 TEL에 실려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발사돼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는데도 이를 타격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TEL을 200기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양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북한 전략군 화성부대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탄도미사일 4발이 발사돼 붐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공개했다. 자료사진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한 유도폭탄 가운데 지하시설 및 벙커파괴용 GBU-24나 GBU-28은 레이저를, JDAM으로 불리는 합동정밀직격탄 GBU-31은 GPS 유도 방식 한가지만을 채택하고 있다. 레이저 유도폭탄은 지상의 특수부대나 전투기가 목표물에 쏜 레이저 광선을 따라 유도되는 방식인데 악천후때 유도 불능 상태가 되기 쉽다. 구름과 안개 등 물방울을 만나면 에너지를 소실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할 목적으로 개발된 GPS 유도폭탄 역시 만능은 아니다. 미리 입력된 표적 위치정보에 따라 움직여 이동 표적을 제대로 공격하기 어려운데다 적의 GPS 수신 방해(재밍)에 취약하다.

군 관계자는 “복합유도폭탄은 GPS 유도로 정해진 좌표에 폭탄을 떨군 뒤 표적이 이동하면 최종 단계에서 레이저로 변경할 수 있고, 반대로 레이저로 유도하다가 표적에서 반사되는 레이저파가 사라지면 GPS나 관성항법유도장치(INS)를 이용해 목표를 타격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이 폭탄이 도입된다면 이동 표적에 대한 타격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BU-53이라는 이름보다 SDB-II로 더 유명한 미 레이시온사의 소형항공폭탄.
현재 도입이 거론되는 모델로는 GBU-54와 그 파생형 GBU-56, SDB-II(Small Diameter Bomb·소형항공폭탄) 등이 꼽힌다.

GBU-54나 56은 JDAM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LJDAM으로 불린다. JDAM이 GPS와 INS로 유도되는 반면, 이들 모델은 추가로 레이저 유도장치(시커)를 달아 정밀도를 높인 것이다. 고정된 표적 타격에서 움직이는 목표물까지 정확히 때릴 수 있다. 미 보잉사가 제작한 GBU-54는 무게 225㎏에 최대 사거리 28㎞이다. 56은 무게 1000㎏에 사거리 24㎞이다. 이 무기가 처음 실전에 투입된 것은 2008년 8월 이라크전으로 F-16 전투기에 장착돼 이동 중인 목표물을 정확하게 파괴했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전에도 활약했다.

SDB-II는 스텔스 전투기의 대지 공격 능력을 키우기 위해 개발된 무기다. 크기가 굉장히 작은 게 특징이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물건이 아니다. 오차범위가 1m 내외로 정밀하며 명중률과 파괴력 또한 높다. 기상 여건에 관계없이 60㎞ 이상의 원거리에서 움직이는 목표물 타격이 가능하다. 또 비행 중 표적을 변경하거나 다른 곳의 표적도 타격할 수 있는 쌍방향, 이중대역 데이터링크를 갖췄다. 패트리엇 미사일로 유명한 미국 레이시온사 제품으로 미 보잉사가 개발한 SDB-I의 파생형이다. 미 공군과 레이시온은 전투기에서 발사 가능한 SDB-II를 2018년까지 실전배치하기로 하고 실험 중이다.

GBU-54나 56도 이동표적을 파괴할 수 있지만 이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서 발사가 가능한 것은 SDB-II가 유일하다. 우리 공군은 내년 도입될 F-35A에 장착할 수 있는 SDB-II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 94.3㎏, 길이 1.76m인 SDB-II는 F-35 스텔스기에 8발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F-35 장착 SDB-II는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도록 내부 폭탄창에 맞게 설계됐다. F-15K에는 28발까지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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