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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조현병 범죄 '아몰랑?' 무고한 시민들이 쓰러진다

입력 : 2017-04-04 05:00:00 수정 : 2017-04-04 05: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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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10대 A양이 경찰 수사 결과 조현병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병원 진단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사건을 A양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는데요. 고등학교를 자퇴한 A양은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조현병으로 악화되어 최근까지도 정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유사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발생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도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조현병은 초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많이 불렸는데, '분열'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많아 2011년부터는 병명이 바뀌었습니다. 조현병은 뇌 속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신경전달 물질 조절 등 약물치료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통상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어 환자 개인은 물론 주변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조현병 환자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대부분 치료를 중단하거나, 전혀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조현병 환자 관련 범죄가 너무 자주 발생하고, 그 결과가 치명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조현병 환자에게 그릇된 편견을 갖고, 무조건 터부시해선 안 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은 조현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범죄율이 낮다는 통계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조현병 환자를 가족 등 개인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고한 타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활형편이 어려운 조현병 환자들은 정부의 의료급여 지원비만으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를 구입하기도 벅찬 실정입니다. 정부가 이같은 현실을 묵고한다면 조현병 환자 범죄를 사실상 방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현병 등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정신질환 관리는 이제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문입니다.

최근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한 A양이 앓고있던 조현병은 도대체 어떤 질환일까.

조현병은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범인이 앓았던 병력과도 같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선 조현병은 일종의 정신분열증이며, 환청이나 망상 등에 의해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 질환이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는 2015년 기준 10만6100명에 이른다. 2010면 9만4000명, 2013년 10만2700명, 2014년에는 10만400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조현병은 일종의 정신분열증…환자 매년 증가세

조현병은 질병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치료가 늦거나 중간에 중단하면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A양이 2015년 이후 우울증과 조현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다가 최근 치료를 중단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현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불균형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뇌실의 크기가 일반인보다 크거나 일부 뇌의 대사가 감소할 때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는 가장 보편적인 것이 약물치료다. 전문가들은 향정신병 약물을 복용하면 급성기 증상들을 상당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심리 사회적치료를 병행, 증상호전후 생길 수 있는 직장이나 학교생활의 어려움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치료 늦거나 중단할 경우 충동적인 행동 유발할 수 있어

이런 가운데 조현병은 자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버펄로대학 의학·생의학과학대학 병리·해부학 교수 마이클 스타코위어크 박사는 조현병은 자궁에서 태아의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 경로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5월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해 경찰이 조현병 환자의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라고 밝히면서, 정부의 조현병 환자 관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성인 조현병 환자 4명과 정상인 4명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뉴런(신경세포) 직전의 상태인 뉴런 전구세포로 분화시켜 비교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스타코위어크 박사는 밝혔다.

조현병 환자의 뉴런 전구세포는 핵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1(nFGFR1)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경로가 비정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유전자 경로가 잘못되면 태아의 초기 뇌 발달이 손상될 수 있다고 스타코위어크 박사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조현병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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