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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하면 피바다·계엄령" 섬뜩한 태극기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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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5 21:26:35 수정 : 2017-02-25 2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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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인용되더라도 결코 승복할 수 없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광화문 광장부터 서울역 광장까지 피바다가 될 것이다”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 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이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기각’과 ‘탄핵무효’를 넘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인용되더라도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심지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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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정광용 공동대표는 “헌재에는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지는 것 이상의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사모나 탄기국 등 친박단체의 지휘부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일반 시민들도 정 공동대표와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에서 온 박모(64)씨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다면 그들 역시 빨갱이다. 빨갱이들에겐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면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측 변호인이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더 심한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강경하게 말했다.

인천에서 온 조모(58)씨는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인용된다면 주변의 지인들을 더 많이 데리고 나오겠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인원들이 참석하는 태극기 집회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최모(74)씨는 “육사 출신 애국동지회와 함께 더 많은 인원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계엄령까지 언급한 이도 있었다. 백모(70)씨는 “탄핵이 인용된다면 계엄령이 답이다. 계엄령을 통해 위태로운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더욱 살벌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극우,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탄핵 인용은 정권 찬탈 행위이므로 계엄령이 선포돼야 한다”, “탄핵은 역모다. 군법으로 응징해야 한다”, “피로써 애국열사가 되겠다”, “인용되면 전시 상황이 될 것이다” 등의 글도 볼 수 있다. 심지어 ‘청년 암살단’이나 ‘할복단’을 모집한다는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탄핵 심판 인용이 다가오면서 한국 사회가 반으로 갈라져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 내야할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자유한국당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5일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는 위험한 게 하나도 없다. 오직 뜨거운 애국심 뿐”이라며 “촛불로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없다. 

태극기로 우리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더불어 민주당의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최근 촛불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 헌재가 국민 뜻을 저버리고 기각하면 민주공화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촛불 아니라 횃불을 들고라도 헌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남정훈·김범수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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