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내 흉을 보고 있었을 거야"…부정적 생각에 잡힌 한국인들

걱정 등 30개 항목 1개 이상 해당/ 27%는 7개 영역 두루두루 포함/“내 흉 보겠지” 인지적 오류 91%/ 자책형 82% 걱정형 71% 달해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주인공(잭 니콜슨)은 매사를 뒤틀리고 냉소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다른 사람의 삶을 경멸하고 비꼬는가 하면 버릇처럼 독설을 내뱉는다. 길을 걸을 땐 보도블록의 금을 밟거나 다른 사람과 부딪힐까봐 뒤뚱거리며 걷는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강박증 환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정도는 아니어도 1개 이상의 크고 작은 부정적 정신적 습관을 가진 이들이 우리나라 국민의 97.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9월 12세 이상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정신적 습관을 인지적 오류와 반추, 걱정,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 무망, 자기도피, 기타 영역으로 구분한 다음 각 영역을 다시 3∼9개의 하위항목(총 30개)으로 나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개 항목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는 사람은 97.2%였다. 7개 영역 전반에 두루두루 해당되는 사람도 27.0%나 됐다.

습관 보유자가 가장 많은 항목은 인지적 오류(90.9%)였다. 인지적 오류란 ‘하나를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일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것, 혹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남들이 내 의견을 묻지 않으면 ‘나를 무시한다’고 여기는 것처럼 논리적인 근거 없이 멋대로 생각하는 습관을 말한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한 장면
내가 다가갔을 때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를 멈추면 ‘틀림없이 내 흉을 보고 있었을 거야’라고 짐작하거나 세상 모든 일은 옳고 그름 두가지뿐이라는 사고 역시 인지적 오류에 해당한다. 나의 단점과 실패를 계속 떠올리거나 ‘왜 나는 더 잘 대처하지 못할까’ 자책하는 ‘반추’ 습관을 가진 사람도 82.4%로 조사됐다. 일의 결과 혹은 시간 부족에 대해 염려하는 ‘걱정형 인간’은 70.8%에 달했다.

‘자기도피’(과거의 불쾌한 기억에 사로잡힌 경우)와 ‘무망’(미래에 대한 비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가진 이들은 각각 48.2%, 47.6%, 60.1%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습관의 강도는 반추가 6.0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인지적 오류·걱정(6.00점) △자기도피(5.73점) △부정적 사고(5.71점) △무망(5.33점)의 순(‘기타’ 영역은 제외)으로 나타났다.

습관 보유비율과 마찬가지로 습관의 강도 역시 자기도피, 부정적 사고, 무망이 비교적 낮게 나왔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런 습관은 강도가 낮다 하더라도 우울, 불안, 자살생각, 중독 등 건강정신에 미치는 영향의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자신에 대한 방어를 포기한 이런 형태의 정신적 습관은 심각성이 더 하다”고 지적했다.

1개 이상의 정신적 습관을 가진 비율은 여성(91.7%)이 남성(90.2%)보다 높았고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연령이 높을수록 보유율도 높았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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