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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청정기·냉동고… 조연가전 ‘필수’로 뜬다

입력 : 2017-02-13 20:43:28 수정 : 2017-02-13 2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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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위생·환경에 관심 늘고 제조사 새 먹거리 발굴 이해 맞아 / 보조기능 하던 사이드가전 인기, 2017년 건조기 시장 3배이상 성장 예상 / 해외 브랜드 가세 ‘파이 키우기’ ‘저도 질렀어요. 세탁건조기∼.’

최근 주부 커뮤니티에서 의류건조기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드럼세탁기의 건조기능만 따로 떼내 빨래를 쉽고 빨리 말려주는 의류건조기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냉장고에서 냉동기능만 살린 냉동고, 에어컨에서 독립한 공기청정기 등 보조기능을 하던 사이드 가전들이 불티나게 팔리며 ‘주객전도 가전’ 시대를 열고 있다. 과거에는 투인원(2in1) 등 하나의 기기에 여러 기능이 적용된 제품들이 인기였지만, 위생 및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포화된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려는 제조사들의 욕구가 맞물린 결과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 규모는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10만대) 대비 2배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 건조기 판매량이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면서 올해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2004년 처음 의류건조기를 출시한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하반기부터는 매월 월간 판매수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조기시장은 전기식과 가스식을 모두 보유한 LG전자와 가스식 건조기를 판매하는 린나이가 양분했다. 그러나 밀레 등 해외브랜드와 삼성전자까지 가세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독일 가전회사 밀레도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의류건조기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었다. 밀레코리아 윤일숙 마케팅 이사는 “과거에는 해외에서 생활했던 소비자 등이 기호에 따라 건조기를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국내시장에 건조기 신제품을 본격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CES에서 선보인 플렉스드라이를 출시하기에 앞서 다른 건조기 신제품을 먼저 설보일 것”이라며 “건조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건조기 라인업도 차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개인 사생활 보호 및 미관상의 이유로 아예 베란다 등에 빨래를 널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곳이 많아 의류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반면 마당이나 베란다에서 빨래를 말리던 우리나라도 주상복합건물 확산 등으로 주거환경이 바뀌고, 미세먼지 및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으로 위생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의류건조기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조원대 규모가 예상되는 공기청정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스탠드형 에어컨에 공기정화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지만, 황사와 미세먼지 유입으로 실내 공기질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공기청정기도 신혼가전 및 필수 육아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냉장고에서 냉동기능만 빼낸 가정용 냉동고 역시 2∼3년 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 10만∼15만대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록적인 무더위로 LG전자의 가정용 냉동고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식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로는 보관 공간이 부족해 스탠드형 냉동고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의 필수가전 시장은 점점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김치냉장고 없는 집이 없듯이 보조기능에 그치던 사이드 가전들은 차차 필수가전의 대열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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