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갤러리] 한국적 서정에 추상을 담다

류경채 ‘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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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5일까지 현대화랑)
예술인은 자존심을 먹고산다는 말이 있다. 특히 류경채(1920~1995) 화백은 자존심이 매우 강했다. 이 때문인지 작품을 파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내 그림은 살 사람도 없지만, 팔 생각은 더더구나 없다. 그림 일로 안색을 바꾸는 일도 싫고, 돈 받으려고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죽기보다 더 싫다. 차라리 한 끼를 굶는 것이 뱃속이 편하다.”

류 화백은 생전에 두 차례 개인전밖에 열지 않았다. 예순셋이 되던 1983년 춘추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1990년 현대화랑에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 개인전을 가졌다. 이처럼 개인전을 열지 않았던 것은 찾아주는 화랑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제자인 유희영 작가(전 서울시립미술관장)에 따르면 극도의 결벽주의와 완벽주의 성격 때문이다.

그는 김환기와 함께 ‘한국 서정주의 추상’을 일궜다. 당대 작가들의 최대 수입원이었던 미술교과서 저술로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하면서 나름의 세련된 색채와 표현주의적 요소를 실험해 나갔다. 자연 재현의 사실적인 양식에 머물렀던 당시 한국화단의 풍토를 주관적 표현주의로 이끌었던 것이다.

류 화백은 유화만 200여점을 남겼다. 모두가 50호 이상 대작들이다. 유작이 많지 않은 것이다. 드로잉이나 그 흔한 과슈(Gouache)나 수채화도 거의 없다. 그만큼 밀도와 완성도는 그에게 있어서 자존심이었다는 얘기다. 작품 ‘초복’은 색의 겹들이 느껴질 정도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청량감을 주는 작품이다. 생전 류 화백의 깔끔한 작업실도 자존감의 한 발로였을 것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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