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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정교과서 적용 방안에 일선 교사들 비판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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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8 23:22:34 수정 : 2016-12-28 2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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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서울 역사교사 대토론회’ 150여명 참가 / “교육부 현장 적용 방안은 국정교과서 강행 ‘꼼수’” / “교육과정·편찬기준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문제”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를 내년에는 희망학교에 한해 일부 도입하고, 2018년부터 검정교과서와 혼용하는 식으로 적용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안에 대해 일선 역사교사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2018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까지 약 1년 3개월여가 남은 상황에서 새 검정교과서 집필이 불가능하며,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그대로 따라야한다는 것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미래엔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한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28일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열린 ‘서울 역사교사 대토론회’에서 “교과서를 집필해 본 경험에 의하면 교육부가 제시한 기간 안에 집필부터 검정심사, 수정, 보완까지 마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 역사교사 대토론회’에서 조희연 교육감(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조왕호 대일고 교사, 조 교육감, 김육훈 독산고 교사. 연합뉴스
조희연 교육감과 교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크쇼와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대토론회는 시교육청이 현장 교사의 의견을 반영해 국정교과서 정책 대안을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토론에 앞서 발제자로 나선 조 교사는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의 내용 및 형식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정교과서는 서툰 문장과 엉터리 편집, 나열식 서술, 암기요소 증가 등 학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교과서”라며 “경험이 있는 고교 교사들은 한 번 읽어보면 직관적으로 느낌이 오는데 학자나 교수들은 그렇지 않아 교과서 집필에는 교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중산고 교사는 “교육부가 국정화를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모양새있게 빠져나가기 위해 말도 안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홍규 우신고 교사도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교사가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현장 적용 방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부 방침은 1년 유예를 내세워 국정교과서 반대여론을 수렴하는 외양을 띠었으나, 본질상 국정교과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며 “국정교과서를 최대한 보급하기 위한 교육부의 의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정교과서 폐기 대정부 국민의견 전달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교육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승진 가산점과 돈 등 당근을 앞세워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려는 행위에 많은 교사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역사교과서는 완성된 형태로 배포돼 수업 교재가 돼야지 연구학교의 연구 주제일 순 없다”고 덧붙였다.

국·검정 혼용에 대해서도 “교육 내용 구성이 다른 두 개의 교육과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점 역시 전대 미문의 상황을 만든다는 점에서 황당하다”며 “탄핵 정국을 관리해야 할 권한 대행이 대통령령을 바꾸는 것은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사모임은 “지금의 국정교과서를 낳은 2015 교육과정과 편찬기준을 새 검정교과서에 그대로 적용해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정교과서를 지금 바로 폐기하고, 이준식 교육부 장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등 주요 책임자들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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