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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 숱한 난제 해결할 수 있을까?

입력 : 2016-12-26 17:05:35 수정 : 2016-12-26 17: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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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는 일단 '화해 모드'…성과연봉제 등 숙제 많아
부진한 경기에 중기 경영 위험 커져…리스크 강화 방침
우여곡절 끝에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된 김도진 부행장(경영전략그룹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먼저 임명 전부터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해야 하고, 노동조합과의 관계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또 경기 부진이 심각해지면서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들인 중소기업의 경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는 리스크관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노조 설득…노조, “일단 지켜보겠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권선주 현 행장이 퇴임한 뒤 오는 28일 취임할 예정이다.

임명 전부터 ‘기업은행장 예정설’이 나돌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것을 의식한 듯 김 내정자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확정된 지난 23일 노조 사무실부터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내정자는 “지난 일은 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자”며 협조를 당부했다. 노조가 직원들에게 ‘부정청탁 의혹’을 해명할 것을 요구하자 “부정적인 영향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달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 자리에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 내정자,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참석했다”며 ‘부정청탁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내정자의 진정성 있는 태도에 노조도 일단 한 발 물러섰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당분간 원활한 경영을 위해 협조할 생각”이라며 “차후 어떤 마인드로 기업은행을 이끌어갈 건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당장은 ‘화해 모드’인 셈이다. 다만 성과연봉제, 임금단체협상 등 ‘불씨’는 남아 있다. 올해 기업은행은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는데, 이에 반발한 노조는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임금단체협상 역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교착 상태다. 김 내정자가 여기에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 경기 더 침체될 듯…中企 경영 악화 위험 높아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암초’는 심각한 경기 침체다. 올해도 대내외 경기가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그득하다.

이미 경제성장률이 6%대까지 내려간 중국의 경기회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내년에는 6%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또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날드 트럼프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우울한 소식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수출 중소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수출뿐 아니라 내수도 극심한 부진이 염려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김영란법’으로 내수 경기가 꽤 큰 타격을 받은 데다 ‘탄핵정국’까지 겹쳐서 내년 전망이 어둡다”며 “내수 중심인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강력한 의지를 밝히는 등 내년에 조선, 해운, 건설, 철강 등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도 ‘유탄’을 맞을 확률이 크다.

중소기업들의 경영 위험은 곧 기업은행의 리스크이기도 하다. 김 내정자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 내년도 최우선 경영과제를 ‘생존’으로 삼고, 리스크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최대한 지원하는 등 ‘비 올 때 우산 뺏는’ 식의 경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김 내정자는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핀테크 활성화와 해외진출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비대면 상품 판매비중을 40%로 확대하고, 해외이익 비중을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KB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의 차기은행장 선임에 대해 26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감소할 것이고 높은 배당수익률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KB투자증권은 김 내정자가 조준희 행장과 권 행장에 이어 세번째 내부승진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김 내정자는 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주주친화적인 성향”이라며 “또한 장기간 대관업무를 수행한 전문가라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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