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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돈이 얼마 들건 괜찮아요. 남편 외도만 끝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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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7 10:21:18 수정 : 2016-12-07 10: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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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에 가면 부인을 둔 채 바람피운 남성의 끝을 내는 회사가 하나 있다.

‘끝을 낸다’고 하니 조금 억세다. ‘정부(mistress)’와의 관계를 끊고, 남편이 부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표현이 낫겠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항저우에서 흥신소를 운영하는 주(30)씨는 휴대전화가 두 대다. 번갈아가며 울리는 전화기 너머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는 대부분 여자들. 남편의 뒤를 좇아 정보를 캐달라고 의뢰한다. 간혹 남자도 있지만 여성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주씨의 설명이다.

바람 난 남편을 따라가 정부와의 관계를 끊고, 가정에 평화를 되찾아주는 게 주씨 회사의 존재 목적이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주씨는 말한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제법 크다. 심리학자, 분장 전문가 그리고 최근에는 로펌과도 계약을 맺어 일부 변호사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근무하는 직원만 23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정부 사냥꾼’ ‘외도 전문가’ ‘관계단절 전문가’ 등의 별명이 여러개 붙어있다.

고객 대부분은 돈을 잘 버는 여성들. 주씨는 사안에 따라 최소 1만5000달러(약 1760만원)에서 최대 15만달러(약 1억7600만원)까지 요구한다. 그래도 고객은 이들에게 부탁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주씨의 업체는 지난해 총 362건의 일을 맡아 73% 성공률을 거뒀다.

대부분 주씨와 통화하는 ‘고객’의 끝인사는 “돈이 얼마나 들건 중요하지 않아요”다.

주씨의 회사가 해결한 사건 두 가지 정도만 살펴보자.

첫 번째. 지난해 주씨는 남편 외도에 불안해하는 여성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고객의 남편을 꾀어낸 여성이 부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자사 남직원에게 ‘가짜 금융전문가’가 되라는 특명을 부여했다. 작전에 앞서 직원은 명품 브랜드 암기에 들어갔으며, 와인을 비롯한 서양 음식 이름도 달달 외웠다.

사건 해결을 위해 홍콩의 아파트 한 채도 빌렸다. 그 아파트는 고객 남편을 꾄 여성과 같은 층이다. 이들은 가짜 사채업자를 고용, 여성더러 “돈을 내놓으라”며 위협했다.

금융전문가로 위장한 주씨 회사의 직원은 인근 주민인 척 여성을 달랬다. 잇따라 선물도 보냈다. 자연스레 여성 집에는 직원이 보낸 선물이 쌓였고, 고객 남편의 의심을 사는 데도 성공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두 번째 사건은 조금 어려웠으나 결말은 좋았다.

주씨 회사는 여성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몄다. 닭의 피를 몸에 바르고 실제로 차를 찌그러뜨려 여성 남편에게 사고사실을 알렸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아내의 사고 소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면돌파로 승부수를 띄운 주씨. 하지만 오히려 정부는 자기를 만난 고객의 뺨을 때리는 예상치 못한 일을 벌였다. 이에 주씨는 관계단절 전문가를 파견, 고객의 남편에게 ‘당신과 만나고 있는 그 여성은 돈을 노렸다’는 등 꾸민 말을 전달했다. 사건 해결까지는 13일이 걸렸다.

주씨는 자기네 회사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직원들이 법을 어기면서 일을 해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절대로 선을 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그는 “합법적 경계 안에서 일을 해결하려 로펌 도움을 얻고 있다”며 “결혼문제를 해결하고, 논쟁을 피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씨에게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내게 누군가 전화한다는 사실은 그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뜻 아니냐”며 “늘 머리가 아프고 피곤하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주씨가 자기 처지를 설명하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다”며 “벨소리는 중국에서 꽤 유명한 것으로 알려진 ‘사랑노래’였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에서 영업 중인 흥신소의 정확한 개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상하이나 광둥(廣東) 성 선전 등 부유한 대도시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LA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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