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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박 대통령 초선 때부터 관여… 논현동 안가서 의정 업무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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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08 19:08:50 수정 : 2016-11-09 08: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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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들 주 3일은 안가 출근 / 최씨 공식 명함 없이 부장 호칭 / 의원실부터 개인사까지 챙겨 / 면접, 최씨가 본 후 박의원 만나 / 보좌관 보다는 비서 역할 요구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때부터 최순실씨가 ‘안가 회의’를 통해 박 대통령 의정활동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98∼99년 박 의원실에서 4급 보좌관(최고위직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양모(53)씨는 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씨는 당시 논현동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박 대통령의 ‘안가’에서 가장 목소리가 컸다”며 “내가 당시 의원실에 한 명뿐인 4급 보좌관이었지만 실질적 보좌관은 최씨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활동하며 여러가지 사업의 이권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 씨가 8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버스에 탑승하기 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로 정책을 담당한 양씨는 박 대통령의 조세정책 과외교사였던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당시 한양대 교수) 추천으로 합류했다가 1999년 의원실을 떠난 뒤 박 대통령 측과 연락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보궐선거 후 나 의원 추천으로 서류를 넣고 나서 좀 있다가 한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강남의 한 호텔로 나오라 해서 갔더니 최씨였다”며 “최씨가 내게 아버지는 뭐 하냐, 어머니는 뭐 하냐는 등 이것저것 묻고 (사심이) 아무것도 없는 ‘맑은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최씨 면접을 본 며칠 뒤 의원회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났다. 출근해 보니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먼저 뽑혀 있었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양씨가 떠난 뒤 나 의원 추천으로 의원실에 합류했다고 한다.

양씨는 “(보좌진들이) 일주일에 3일 내외는 의원실로, 나머지는 안가로 출근했다”며 “안가에선 최씨나 정윤회씨가 와서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공식 직책이 없는 최씨를 의원실에선 ‘최 부장’이라고 불렀다. 정씨는 알려진대로 비서실장으로 불렸다. 의원실과 지역구를 드나들었던 정씨와 달리 최씨는 의원실에 오지 않았고, 안가에만 나타났다.

최씨는 당시 정책업무부터 박 대통령 개인사까지 모두 관여했다. 양씨는 “당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을 때여서 기업 부채율이 200%에 육박했고, 이걸 낮추는 강력한 정책을 준비했더니 최씨가 그걸 보고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최씨한테 맞추는 게 힘들었다. 일반인들과 사고방식이 달라 굉장히 있는 집 출신인가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가 돌파력이 강해 세게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면 정씨는 문제점을 짚고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스타일이다. 당시에도 (최씨가 하는 일이) 이건 아니다 싶은 게 많았는데, 정씨가 제동을 걸곤 했다”고 기억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를 자주 찾았다.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공갈빵을 파는 곳이 근처에 없었는데, 이를 최씨가 먼 곳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양씨는 “최씨는 내가 보좌관으로서의 일을 하려고 하면 비서 역할을 요구했다”며 “지금 청와대 상황하고 같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의원실은 다른 의원실과 다른 게 많았다. 모든 게 보안이었고, 가능하면 사람을 안 만나는 걸 원했다”며 “박 대통령이 최씨 부부를 워낙 신뢰했고, 다른 사람들과 박 대통령 사이에 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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