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패산터널과 강북구 번동 일대 등 6곳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19일 성병대가 이모(68)씨를 둔기로 폭행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김창호 경감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곳이다.
손수 만든 총기로 경찰을 살해한 성병대가 26일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실시된 현장 검증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병대는 자신이 폭행한 이씨를 기다리던 부동산 앞에서부터 김 경감을 살해한 오패산터널 옆 풀숲에 이르기까지 경찰 70여명에 둘러싸여 범행을 재연했다. 이 과정에서 망설임은 전혀 없었고 지켜보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황당한 발언을 외쳤다. 그는 현장검증을 마친 뒤에도 “경찰들 때문에 어머니, 누나들, 형, 조카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를 지켜 본 100여명의 시민들은 혀를 찼고 “경찰관을 살려내라”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성병대가 범행 당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성병대는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분(김 경감)이 어떤 분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경찰 조직에서 죽인 걸 보니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전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성병대와 면담했다. 또 병원과 교도소 등에 요청한 정신질환 진료 기록을 회신받아 추후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진술대로 범행을 재연했다”며 “27일 경찰특공대에서 피의자가 만든 사제총기 성능시험을 한 뒤 2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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