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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부터 성격까지' 원하는 정자를 고르세요…불임병원 서비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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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26 13:00:00 수정 : 2016-09-28 15: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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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런던의 한 불임전문병원이 인종, 피부색, 직업 그리고 성격 등에 따라 정자 기증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듯 원하는 남성 타입을 체크해두면 나중에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났을 경우 알람을 띄우는데, 일각에서는 생명 윤리와 부모가 된다는 것의 고귀함을 모두 파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불임전문병원이 ‘아기를 주문하세요’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홈페이지와 연동되는 것으로 보이는 애플리케이션은 쇼핑과 이용방법이 비슷하다.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불임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남성 타입을 고를 수 있다. 인종, 피부와 눈동자 색깔 심지어 건강상태와 성격도 원하는 대로 골라놓을 수 있다.

나중에 여성이 원하는 기증자가 나타났을 때 애플리케이션이 알람을 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은 기증자의 직업도 알 수 있다. 기증자 남성들에게는 일련번호가 부여되는데 마치 팔리기를 기다리는 상품 느낌이다.

인디펜던트는 “정자 샘플을 원하는 사람은 950파운드(약 137만원)를 내면 된다”며 “여성이 치료받는 병원으로 상대 남성의 정자가 배달된다”고 전했다.

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보건부 산하 인간생식배아관리국(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HFEA)의 규정을 어기지 않아서다. 현지 인공수정 클리닉 절반 가까이가 HFEA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윤리적 측면이다.

현지 시민단체 ‘생명 윤리 협회(Reproductive Ethics)’의 조세핀 퀸타발레는 영국 더 타임스에 “우리는 도대체 얼마만큼 부성을 하찮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느냐”며 “아빠를 선택하라는 ‘디지털 대디’ 서비스는 한마디로 아버지의 위치를 훼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많은 네티즌들은 “어리석은 애플리케이션” “사랑의 결실인 아기를 쇼핑하듯 만들어내는 게 말이 되느냐”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정말로 멍청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병원 측의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londonspermbank.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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