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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제조기' 방망이로 10년간 맞고 산 '타이어 노예'

입력 : 2016-09-12 15:17:03 수정 : 2016-09-12 1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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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무임금 노동을 하며 '인간제조기'라는 몽둥이 찜질을 당하는 등 이른바 '타이어 노예' 생활을 한 지적장애인이 구출된 것은 이를 무심코 넘기지 않은 주민의 신고 전화 덕분이다.

12일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55분쯤 "청주시 청원구의 모 타이어 수리점(가게)에서 지적장애인이 임금을 못 받고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을 봤다"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충북지방경찰청 112로 들어왔다.

신고내용을 전달받은 청주 청원경찰서는 수사과장을 비롯해 당직 강력팀 4명을 현장에 급파해 신고자를 만났다.

신고자는 같은 마을 주민의 일이라며 말하기를 어려워했으나 경찰의 설득에 "타이어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 주인에게 맞아 팔에 깁스하고 돌아다녔다. 담배꽁초를 주워 피거나 구걸하기도 했고 심지어 폭행당하는 것도 봤다"며 보고 들은 사안을 진술했다.

경찰은 주민들을 상대로도 탐문에 나섰다.

일부 주민은 경찰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면서도 아는 내용을 전해줬다.

경찰은 신고내용과 탐문을 통해 지적장애 3급인 A(42)씨가 노동 착취 및 학대 피해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장애수당, 기초생활수급 등 자료 확인 등 수사에 속도를 높였다.

경찰 수사결과 A씨의 주소는 타이어 가게로 돼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작고한 상태였다.

A씨는 가게 마당에 있는 6.6㎡ 규모의 작은 컨테이너에서 숙식하며 업주 변모(64) 밑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변씨가 A씨에게 임금을 제대로 안 주고 때리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전 11시쯤 A씨를 직접 경찰서로 불러 피해자 조사를 했다.

업주 변씨는 "A를 왜 데려가려고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사소통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던 A씨는 자신이 그동안 봤던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A씨는 2006년부터 변씨 부부의 타이어 가게와 식당에서 타이어를 나르는 등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해왔으며 돈은 못 받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했다.

A씨는 변씨가 '거짓말 정신봉'이라는 둔기를 만들어 "거짓말한다", "일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변씨 부부를 불러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

변씨는 A씨에게 임금을 주지 않은 것과 함께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조사결과 변씨 부인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A씨 앞으로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 등 2400만원을 관리하며 마음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A씨는 경찰의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을 받으며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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