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장가는 뜨거웠던 여름대전을 방불케 하는 볼 만한 작품들의 잇단 개봉으로 치열한 스크린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경우, 송강호·공유 주연의 ‘밀정’(감독 김지운)과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가 같은 날인 9월7일 개봉해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일주일 뒤인 14일에는 ‘매그니피센트 7’(감독 안톤 후쿠아)과 ‘벤허’(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등 두 편의 외화가 출격해 추석 극장가 ‘빅(Big) 4’를 완성한다.
'밀정'과 '고산자'가 각각 1920년대 임시정부 시절과 1860년대 고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이라면, 할리우드 작품들은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 명작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극장가에 명작 재개봉 열풍이 불어닥친 가운데, 리메이크작 역시 관객들의 발길을 얼마나 불러 모을지 흥행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매그니피센트 7’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일본영화 ‘7인의 사무라이’(1954), 그리고 이를 서부 개척시대로 옮겨온 존 스터지스 감독의 ‘황야의 7인’(1960)을 리메이크한 웨스턴 액션 영화다. 19세기 말, 미국 개척기를 배경으로 현상금 사냥꾼인 ‘샘 치좀’(덴젤 워싱턴)이 7명의 멤버를 모아 악당을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덴젤 워싱턴 외에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빈센트 도노프리오, 헤일리 베넷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한국 배우 이병헌이 7인 중 한 명인 암살자 ‘빌리 록스’로 분했다. 1960년대 고전을 현대에 맞게 스크린에 옮겨와 웨스턴 액션 특유의 묘미에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더해 추석 극장가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허’는 아카데미 최초 11개 부문 석권에 빛나는 동명의 1959년작(감독 윌리엄 와일러)을 네 번째 리메이크한 작품. 1959년 작품은 고(故) 찰톤 헤스톤, 고 잭 호킨스 등 명배우들이 출연해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아왔다.
새롭게 탄생된 ‘벤허’에는 배우 잭 휴스턴과 토비 켑벨, 로드리고 산토로, 그리고 노장배우 모건 프리먼 등이 출연해 과거의 명성을 잇는다. 시간이 흐른 만큼 새로운 기술로 탄생된 방대한 스케일의 전차경주 장면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았던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다 벤허의 위대한 복수를 그린다. ‘원티드’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존 리들리가 각본을 맡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