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가 따라한 희대의 유행어 원조이자 안방극장에서 국민을 웃기고 울렸던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씨가 2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구봉서씨는 이미 고인이 된 ‘후라이보이’ 곽규석, ‘비실이’ 배삼룡, ‘살살이’ 서영춘 등과 함께 1960∼80년대 TV 코미디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정치적으로 암울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웃음으로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위로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1945년 서울 대동상고를 졸업한 뒤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른 가수 김정구 형제가 이끄는 태평양악극단 악사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빈소에 놓인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씨 영정. 연합뉴스 |
찰리 채플린과 같은 눈물이 있는 코미디를 좋아했다는 구봉서씨는 코미디가 사람을 단순히 웃기는 것이 아니고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를 맞더라도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 담긴 코미디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그는 사회와 연예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받았다.
‘비실이’ 배삼룡과 함께 1970년대 TV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콤비로 뭉쳐 전 국민에게 웃음을 줬던 ‘막둥이’ 구봉서(왼쪽)와 ‘비실이’ 배삼룡. 세계일보 자료사진 |
유족으로는 부인과 네 아들이 있다. 발인은 29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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