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허락하면 중·고 과정도 도전”
부산시교육청은 2016년 제2회 초졸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부산지역 최고령인 이화순(83·사진)씨가 포함돼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5년 전인 2011년 부산시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에 가기 전까진 연필 한 번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었다. 9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집안살림을 챙기느라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50세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슬하에 5남매를 뒀지만 먹고사는 일이 막막해 공부는 엄두도 못냈다. 그러던 중 장남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복지관에서 배우는 기쁨을 알게 됐다. 이씨는 “다 늙어서 배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회 시험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넉 달 뒤 치러진 2회 시험에서 평균 61.66점으로 합격했다.
보청기 없이는 대화가 어려운 이씨이지만 올 가을부터는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그는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중졸이든 고졸이든 끝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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