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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여름'보다 혹독한 폭염… 더 짜증나는 오보

입력 : 2016-08-21 19:20:00 수정 : 2016-08-22 08: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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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폭염… 기상청 예보 정확도 연일 맥 못춰
온열질환 환자수는 2000명 육박
“열대저기압(태풍)이 발생해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지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돼 무더위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8월 11일 예보) “광복절 연휴가 지나면 기온이 예년 수준으로 내려갈 것.”(13일) “이번 주말(2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기록한 후 폭염은 발생하지 않을 것.”(18일)

최근 열흘간 내놓은 기상청의 폭염 관련 예보다. ‘양치기 소년’이 따로 없다. 기상청의 폭염 전망이 잇따라 엇나가면서 ‘더위보다 짜증 나는 오보’라는 비판여론이 무성하다. 역대 가장 더웠다고 하는 1994년보다 더 극성스러운 더위가 전국을 달구고 있는 마당에 ‘국가 공인 예보’의 정확도마저 맥을 못 추는 탓이다.

다리 밑 피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6도를 기록해 올해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국에 막바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21일 전북 완주군 구이면 한 실개천 다리 밑에서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휴일을 즐기고 있다.
완주=연합뉴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 수은주는 낮 한때 36.6도까지 올라 지난 11일 기록한 36.4도를 열흘 만에 갈아치웠다. 수원(36.5도)과 인천(34.0도), 통영(35.2도), 임실(36.3도), 서귀포(32.5도)도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

열사병과 열탈진 등 ‘온열질환’ 환자도 지난 19일 현재 1949명(사망자 16명 포함)으로 늘었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지난 18일까지 더위 영향으로 폐사한 가축은 전국적으로 357만4000마리로 최근 5년간 가장 큰 피해 규모다.

지난 3일 서울소방학교에서 신임소방관이 훈련 중 세수를 하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채 끝나기도 전인 지난달 하순부터 절정의 더위가 시작돼 심상찮은 여름을 예고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지난달 22일 3개월 예보를 발표하면서 8월 기온이 각각 40%의 확률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혹서기 예측이 처음부터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기상청이 “이번 고비만 넘기면 폭염이 끝날 것”이라고 ‘희망고문’을 하는 사이 이달 들어 94개 관측지점 중 15곳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경신됐고, 심지어 전남 순천과 충남 홍성에서는 최고기온 1∼5위 기록이 전부 새로 쓰였다.

폭염에 녹아내린 아스팔트.
올여름 더위는 역대 가장 더웠다는 ‘1994년 여름’을 무색케 할 정도다. 8월 중순부터 폭염 기세가 확실히 꺾인 1994년과 달리 올해는 상순과 중순의 평균 기온이 거의 비슷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이후 지금까지 한반도 동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에는 중국 대륙 가열로 인한 키큰 고기압이 자리한 채 멈춰있다”며 “기압계가 이렇게 오래 정지 상태로 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날씨를 예측하는 수치모델로 영국·유럽·미국 모델을 기반으로 일본 모델을 참고한다. 그런데 이 모델 모두 적당한 시점이 되면 찬 공기가 한반도 중부지방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해 오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오는 25일부터 반가운 비소식에다 폭염이 ‘정말로’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중기예보에 따르면 25일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3도, 서울·대전 32도, 춘천 31도, 부산 30도 등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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