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an*** “미친 짓이라고 비판하는 인간들이 대다수였고, 지금도 KF-X 발목 잡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youz*** “국산 자동차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40년의 시간이 걸렸다. 전 세계에서 전투기 조립이 가능한 나라는 8개국 정도밖에 안 된다.”
sana*** “삼성과 LG 모두 조립으로 시작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산 부품 조립으로 시작했지만 연구·개발에 더 투자해 세계 초일류 항공산업 국가가 돼야 한다.”
지난 9일 “FA-50·수리온 조립 한창… KAI 항공기동을 가다”는 세계일보의 르포 기사 보도 이후 인터넷에 달린 주요 댓글 내용이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뜀박질을 준비 중인 국내 항공산업 수준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작지 않지만 긍정적인 반응도 함께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비행체의 체계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기본훈련기 KT-1,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 무인정찰기 송골매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양산 중이다. 2012년 말에는 군단 작전지역 감시정찰 업무를 수행하는 차기 군단 정찰무인기 체계 개발사업도 따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에서 이라크와 필리핀 등지로 수출될 국산 FA-50이 최종 조립되고 있다. |
수요 창출의 대부분을 우리 공군 물량에 의존하는 데다 항공 및 전자 부문 관련 핵심 부품 및 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보니 단기간에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특히 KAI가 미 업체들로부터 기술 이전과 구성품 및 부품 지원을 받아 생산한 항공기의 경우 미 정부의 허가가 있기 전에는 제3국 판매가 불가능해 수출을 통한 이윤 창출도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T-50 고등훈련기의 수출 약진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는 “이런 핵심 기술과 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역설적으로 이것들을 국내에서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충분한 당위성 혹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KAI의 미래 발전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종조립을 위해 늘어선 수출용 FA-50. |
2001년 합참의 소요 확정 이후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15년 12월28일 계약을 체결하고는 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3월 KF-X 체계요구도검토회의(SRR)를 거쳐 4월 주요 구성품(MFD 등) 선정,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의 AESA 레이더 시제 업체 선정 및 기술협력선인 록히드마틴의 기술인력(14명) 파견, 6월 전투기 엔진 업체 선정 및 풍동시험 착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F-X는 2021년 시제기 출고 이후 2024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1차로 170대(국내 120대, 인도네시아 50대) 물량이 생산된다.
KF-X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정권의 일관된 의지와 체계 개발을 맡은 KAI의 비용절감 노력과 책임감, 핵심 기술의 국내 개발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국제공동개발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발 빠른 대응 등이 전제돼야 한다. 여기에 군도 과도한 요구성능(ROC)을 줄이며, 우리 수준에 맞는 KF-X 개발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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