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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이번엔 ‘부패 경제인과의 전쟁’

입력 : 2016-08-11 19:25:29 수정 : 2016-08-11 23: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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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업가 탈세액 1조원대 /“정경유착 통한 부 독점 막을 것”/ WSJ “두테르테도 유착관계” “마약쟁이뿐만 아니라 부패한 경제인도 문제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수백명을 처형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제는 ‘부패 경제인 처벌’에 나섰다.

‘중국 패권저지’ 손잡은 필리핀·일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11일 필리핀 다바오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가진 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와 관련, 법치준수를 촉구했다.
다바오=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탈세를 일삼는 거물 경제인들을 고발하도록 필리핀 국세청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출입국 관리국에 탈세 혐의가 있는 기업인의 출국을 금지하도록 요청했다”며 “국세청에서 고발 절차를 밟기로 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탈세와 정경유착 등으로 부를 독점한 부패 경제인을 처벌하겠다며 척결 대상 1호로 필리핀 부호 로베르토 옹핀을 언급했다. 광산기업 오너인 에릭 구티에레즈도 “가난한 이들의 피땀을 빨아먹으며 부를 일군 자”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연합
필리핀 국세청에 따르면 2014년 필리핀 사업가들의 탈세액은 649억8000만페소(약 1조5263억원)에 달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거부들이 마땅한 세금을 내야 한다”며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독점하는 소수세력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경제계도 대통령의 세제 개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벌개혁이 모욕 주기 방식으로 이어지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척결 대상으로 지목된 로베르토 옹핀(79)은 1970년대 마르코스 독재정권 시절 무역장관을 지낸 인물로, 9억달러(9800억원)의 자산을 지닌 필리핀 20위 부호다.

그는 지난 4일 온라인 게임업체인 필웹의 회장직과 자회사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필웹은 2003년 온라인으로 24시간 카지노 게임을 할 수 있는 독점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에만 8억7000만페소(206억원)의 순익을 냈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 직후 주가가 반토막 났다. 옹핀은 “회사를 구하기 위해서”라며 보유 주식 대부분을 처분한 뒤 경영에서 손을 뗐다. WSJ는 “필리핀 경제계에 대통령의 조치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지만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정경유착 척결’을 외치면서 두테르테 자신은 일부 기업인과 유착하고 있는 점도 논란거리다. WSJ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부 거물 기업인들과 정치적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있다”며 “그가 선망하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대에 정경유착이 더 악화된 점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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