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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어 사회 소외자까지… 테러에 떠는 유럽

입력 : 2016-07-24 20:24:32 수정 : 2016-07-24 23: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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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쇼핑몰 총기난사 … 유럽, 테러 안전지대 없다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의 도심 쇼핑몰에서 22일(현지시간) 총기 난사로 10대 7명 등 9명이 숨졌다. 최근 9일 동안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14일)와 독일 통근열차 도끼 테러(18일) 등 대형 테러가 잇따라 유럽은 충격에 휩싸였다. 알리 존볼리(18)로 확인된 용의자는 도주 중 자살했다.

주정부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오후 5시50분쯤 뮌헨 도심 서북부 올림피아쇼핑센터 인근에서 발생했다. 짙은 청색 계통의 바지와 검은색 티를 입은 남성 1명이 쇼핑몰 건너편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9㎜ 글록 17 권총을 꺼내들고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이로 인해 9명이 목숨을 잃고 27명이 다쳤다. 희생자 연령대는 13세 3명, 15세 2명, 17세 1명, 19세 1명 등 10대만 7명으로, 휴일을 앞두고 쇼핑몰을 찾은 미성년자들이 주로 희생됐다.

“난민문제와 관련 없다” 23일(현지시간)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앞줄 왼쪽)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뮌헨 올림피아 쇼핑몰 앞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국제테러리즘이나 난민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뮌헨=AP연합뉴스
용의자 존볼리는 당시 “나는 (독일 실업급여시스템인) ‘하르츠 4구역’에서 태어나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며 맥도날드 맞은편의 올림피아 쇼핑센터로 건너가 총질을 계속했다. 이후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겨 목숨을 끊었다.

독일 검찰은 사건 초기 집단 테러를 의심하고 도심 교통을 통제한 채 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했다. 시가전을 방불케 한 엄중한 모습에 시민들은 추가 테러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23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우울증 치료를 받았으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난민 문제와 연계된 정황은 없다고 독일 검찰은 밝혔다. 존볼리가 1년 이상 계획한 끝에 범행에 나섰고, 범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다크 웹’(Dark Web)에서 권총을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S 등 국제 테러조직의 공격에다 사회 외톨이들의 광기 어린 테러까지 유럽에 일반 대중을 향한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WSJ는 특히 “테러 조직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무차별 공격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에서 일어난 테러는 사회 외톨이들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극단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국제안보연구 국장은 “니스 테러와 열차 도끼 사건, 뮌헨 총기난사 모두 국제 테러단체에 감화된 조직원이 아니라 세상에 화가 난, 정신적으로 불안한 청년들이 한 일”이라며 “내면의 악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테러를 이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용의자 존볼리는 셀리나 아킴이라는 젊은 여성의 페이스북 계정을 해킹, “오늘 올림피아쇼핑센터 맥도날드로 오후 4시에 와. 네가 원하는 것이 뭐든 내가 사줄게. 너무 비싼 것은 안돼”라는 글을 올려 10대들을 사건 현장으로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의 올림피아쇼핑센터 총기난사 사건 추모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헌화한 뒤 눈물을 흘리며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전날 올림피아쇼핑센터 인근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9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뮌헨=AP연합뉴스

유럽 내 테러 피해는 늘고 있다. 유로폴은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2014년 4명에서 지난해 151명으로 급증하고, 테러 관련 혐의로 검거된 사람도 2014년 774명에서 지난해 107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EU 관계자는 “요즘 추세는 모든 사람의 과격화”라며 “이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누구나 있을 수 있었던 장소에서 발생한 테러는 과연 안전한 곳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남겼다”고 말했다.

WSJ는 “일반인의 무차별 살상은 예방이 쉽지 않다”며 “도시 곳곳에 무장 병력을 늘리고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방법이 유효할 텐데 유럽에서 이런 조치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영·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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