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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맵고 기이한 탕'…관광지 "중국어 메뉴판 오역투성이"

입력 : 2016-06-30 09:17:29 수정 : 2016-06-30 09: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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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메뉴 외국어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나
할머니를 구운 고기, 채소 감자가 든 탕, 맵고 기이한 탕.중국인 관광객들이 메뉴판에서 마주하는 한국 음식들이다.

서울 주요 관광지에 중국어 메뉴판이 있는 한식당 3곳 중 1곳에 심각한 오역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새누리당 염동열(태백·영월·평창·정선·횡성)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입수한 '한식메뉴 외국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주요 관광지 중국어 메뉴판 32.4%에서 1개 이상 심각한 오역이 나왔다.

이대·홍대 지역 한 식당의 중국어 메뉴판에는 묵은지삼겹찜이 할머니를 구운 고기로 표시돼있다. 김치찌개는 맵고 기이한(辛奇) 요리라고 번역돼 있다. 주 재료인 김치(泡菜)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이태원·잠실 지역 식당에는 감자탕은 돼지 등골뼈(脊骨)가 아니라 채소 감자(土豆)가 든 탕으로 번역돼 있다.

삼겹살은 중국에서는 고기와 비계가 다섯개 층을 이뤘다고 해 '五花肉' 라고 부르지만, 메뉴에서는 '삼겹'이라는 한국어 의미대로 '三花肉'라고 써놓기도 했다.

작년 12월 순천향대 산학협력단이 한국관광공사에 제출한 이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 주요 관광지 274개 업체 한식 메뉴판을 조사한 것이다.

서울 관광특구 6곳 중 한식당이 거의 없는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 5곳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북촌, 서촌, 이대, 홍대, 교통 중심지인 서울역, 용산역,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이 조사 대상 지역이다.

이 가운데 중국어 메뉴판이 있는 185곳 중 60곳에 심각한 오역이 있었다.

심각한 오역이 1개 나온 경우가 36곳(19.5%), 2개 18곳(9.7%), 3∼11개가 6곳(3.2%)이었다.

지역별로 오역 비율이 이태원·잠실 관광특구 43%로 가장 높았고 북촌·서촌 19%로 가장 낮았다.

이 밖에 이대·홍대 35%, 동대문패션관광특구 35%, 명동·남대문·북창관광특구 33%, 서울역·용산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 33%, 종로·청계관광특구 32%였다.

소규모 음식점에서 오역 비율이 32%인데 대규모 음식점은 25%였다. 직접 번역한 경우(23.1%)에 비해 간판 광고업체에 의뢰한 경우(35.5%) 오역이 많았다. 

국립국어원, 한국관광공사, 한식재단 등 3개 기관이 외국어 표기 자료를 제공하지만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오역은 아니지만 맛에 대한 번역이 없거나 조리법 번역이 없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동일한 요리인데 번역이 다양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염동열 의원은 "한류콘텐츠인 한식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방법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며 "한국관광공사와 국립국어원, 한식재단 등의 외국어 표기방법이 각기 다른 데 따른 혼란이 있어 번역 표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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