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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브렉시트 공포와 싸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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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9 20:28:50 수정 : 2016-06-30 02: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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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유출 우선 대비… 외환 안전망 확충해야 “국제금융시장이든 국제경제질서에 미치는 파장이든 간접적 충격은 크고 오래 갈 것이다.”(충남대 허찬국 교수)

“실물경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본지는 지난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후 주말 내내 전문가 10인에게 우리 경제에 몰고 올 파장을 물었다. 질문은 금융·외환시장 영향부터 시작해 금융위기 가능성 등에 이르기까지 동일했지만 대답은 저마다 달랐다. 당장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터져나왔다. 반대로 “다음주 중반 정도면 금융충격이 잦아들 것”(이종우 센터장)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았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자료를 보며 잠시 답변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부도 당혹하는 빛이 역력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27일 “대형폭탄이 터졌다”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국내금융시장 흐름에 비춰보면 브렉시트 쇼크는 ‘찻잔 속 태풍’에 불과했다. 이 센터장의 예측대로 미국과 유럽 증시의 급락세에도 주식시장은 3%대 급락 후 곧바로 반등, 사흘 내리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계를 넓혀 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 브렉시트는 세계가 경험해보지 못한 대사건임에 틀림없다.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최소 2년간 브렉시트 협상이 이어지며 그 사이 제2, 3의 브렉시트가 꼬리를 물지 모른다. 유럽에서는 벌써부터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헝가리가 영국을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국가부도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돈다. 사정이 이러니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는 오랜 기간 브렉시트 공포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주춘렬 경제부장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화급한 일은 영국계 등 외국자본 이탈에 대비하는 것이다. 증시 상승 흐름에도 외국인들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투표결과 발표 이후 사흘간 약 6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할수록 셀코리아의 강도는 더 세질 수밖에 없다. 또한 브렉시트는 환율전쟁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이미 브렉시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다퉈 돈을 풀면서 환율방어에 나서고 있다. 기축통화 간 통화전쟁이 벌어지면 원화와 같은 신흥국 통화는 설 자리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금융·외환 불안에 대비해 외화유동성을 비축하고 통화스와프(맞교환)와 같은 외환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브렉시트 사태 추이와 실상을 파악해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일이다. 그래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가릴 수 있다. 무지의 공포만큼 무서운 건 없다.

브렉시트 사태를 전후한 한국은행과 정부의 대응은 평가할 만하다. 한은은 시중에 3조원의 자금을 풀고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2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을 추가로 풀기로 했다. 통화와 재정정책이 오랜만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 셈이다.

그러나 구조개혁이 빠진 경기부양은 화만 키울 따름이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경제체질과 맷집을 키우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발등에 떨어진 해운·조선 구조조정과 산업개혁 없이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

주춘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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