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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봉칼럼] 평화문화 운동으로 평화선진국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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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19 21:48:52 수정 : 2016-06-19 21: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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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능력의 확보가 첫 번째 과제
전쟁의 후유증·부작용 청산을
생명·존엄 보장 인간안보 중요
교육강화 평화문화 바탕 구축
청년 주도 남북통일 해결 기대
25일로 6·25전쟁 발발 66돌이 된다. 우리 민족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호된 식민통치를 경험했고, 가장 참혹한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현장인 채로 63년을 지내면서 줄곧 평화를 갈구해 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동안 국가 안보의 목표이자 초석인 ‘평화문화’를 어느 수준까지 구축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하겠다.

유엔총회는 2000년을 ‘세계평화문화의 해’로 선포했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여전히 테러와 전쟁, 폭력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화는 구호나 간구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문화가 돼야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북한과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면서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 한·일 관계의 심각한 냉각 기류 등 매우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있다. 이처럼 국제적인 정세가 급변하는 때일수록 우리의 주도적인 대처 능력이 절실하다. 진정한 안보는 전쟁예방 차원을 넘어 평화문화 구축 단계까지 가야 한다. 평화문화 구축을 위해서는 평화를 문화화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이덕봉 동덕여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문화융복합학회장
우리 문화에 평화의 간판을 내걸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적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는 국방능력의 확보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군비 확충만으로 안보가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안보가 얼마나 성숙한 평화를 기반으로 조직·운영되고 있는가도 중요한 안보의 축이다. 평화문화가 구축됨으로써 국가 안보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임을 표방하기 위해서는 평화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맨 먼저, 지나간 전쟁을 청산하는 일이다. 전쟁 청산의 최우선은 지난 전쟁에서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유공자의 명예를 드높이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게 하는 일이다. 동시에 전쟁의 후유증과 부작용도 청산돼야 한다. 국가의 허술한 방위 능력으로 인한 국권 상실 상태에서, 그리고 국가 수호를 위한 전쟁 수행과정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짓밟힌 민간인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보여야 한다. 강제동원에 따른 일본군 위안부와 정신대, 전범이 된 국민, 제주4·3사건의 피해 민간인, 베트남에 세워진 50여곳의 한국군 증오비에 적힌 사연 등이 그렇다.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말고 정부 차원의 사과와 위로를 통해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 이러한 청산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라는 신뢰가 쌓여갈 것이다. 국민도 악몽 같은 전쟁과 식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당당한 평화문화 국민으로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전개할 일은 인간 안보의 문화화다. 인간 안보란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보장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가정폭력, 학교폭력, 아동학대, 성폭력, 미디어폭력 등 인간 안보를 위협하는 폭력 요인이 널려있다. 성차별, 지역 차별, 빈부격차, 인종· 문화 차별, 직업 차별 등 제도적 폭력과 갈등 요인이 즐비하다.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분노조절 교육,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화해와 교섭의 교육, 인권과 생명 존중 교육, 타 문화 존중과 같은 평화문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뼈아픈 역사를 통해 평화의 절실함을 경험한 나라이면서 아직도 평화문화의 바탕은 부실하기 그지없다. 이는 곧 우리의 안보 수행 능력과 토대가 취약하다는 것이 된다. 이런 상태에 있으면서 평화를 갈구한다는 것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의 평화문화 정착을 위해 정치·행정·교육·종교·사회 단체 등은 배전의 노력을 쏟아야 하겠다. 이러한 평화문화 운동의 전개는 주변국에 대해서도 좋은 모범이 될 것이고 우리의 평화외교도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평화문화의 선진국이 돼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한국의 청년들이 국제평화 활동을 주도해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인 분쟁을 해결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덕봉 동덕여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문화융복합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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