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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소 '니호니움'에 日흥분…'천문학적 실패'의 결실

입력 : 2016-06-09 12:48:40 수정 : 2016-06-09 12: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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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 교수 연구진 '수백兆 회 충돌실험' 집념
1세기전 日과학자 新원소 등록했다가 철회된 아픔 씻어
일본 연구자들이 발견한 113번 원소 이름이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을 딴 '니호니움(nihonium·원소 기호 Nh)'으로 붙여지게 되자 열도는 "일본 과학계의 숙원이 이뤄졌다"며 흥분하고 있다.

9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은 전날 밤 있었던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의 '니호니움' 명명안(案) 발표를 대서 특필했다. 니호니움은 발견자로서 명명 권리를 부여받은 일본 국책연구기관 이화학연구소 연구진이 지은 이름으로, 아시아 국가 연구자가 원소를 발견해 이름을 붙인 것은 처음이었기에 일본 과학계는 자국민 노벨상 수상에 필적할 만한 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천문학적인 횟수의 실험과 실패 끝에 결실을 본 규슈(九州)대 모리타 고스케(森田浩介·59) 교수 연구팀의 집념을 부각시켰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모리타 팀은 2003년 113번 원소 합성 실험에 착수했다. 창연(蒼鉛·비스무트) 원자에 고속의 아연 원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이었는데, 두 원자가 충돌해 융합할 확률은 '100조 분의 1'에 불과했다.

2004년, 2005년에 각 1개씩 합성할 수 있었지만 그 후 오랜기간 성공을 못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국가 전체의 원전 가동이 일시 중단됨에 따라 대량의 전력을 사용해야하는 실험의 지속 여부가 논란이 된 때도 있었다.

2차 합성에 성공한 2005년부터 3차에 성공한 2012년 8월까지의 7년은 총 400조(兆) 회에 걸쳐 충돌을 시도했던 인고의 시간이었다. 모리타 교수는 작년 12월 기자회견에서 "(실험이) 정말 옳은 일일까하는 의심이 때로 들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또 100년전 일본의 또 다른 일본어 발음인 '닛폰'을 딴 '닛포니움'이라는 원소 이름이 등록됐다가 말소되는 아픔도 있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소개했다.

도호쿠(東北) 제국대학(현재의 도호쿠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오가와 마사타카(小川正孝) 박사(1865∼1930)가 발견해 1908년 논문으로 소개한 제43번 원소가 1910년께부터 약 10년간 '닛포니움'으로 등재돼 있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그러나 그의 제자를 포함한 다른 연구자들이 닛포니움의 분리를 시도했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던 차에 1930년대 후반 이탈리아 과학자가 43번 원소는 '닛포니움'과는 다른 성질의 원소임을 밝혀냈다. 결국 43번 원소의 이름은 '테크네튬'으로 변경됐고 오가와 박사의 새 원소 발견은 오류로 간주됐다.

하지만 훗날 일본 학자가 오가와 박사의 논문과 닛포니움의 X선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닛포니움의 정체는 등록 당시 미발견 상태였던 75번 원소 레늄으로 밝혀졌기에 일본 과학계의 아쉬움은 컸었다.

요미우리의 취재에 응한 요시하라 겐지(吉原賢二·80) 도호쿠대 명예교수는 "닛포니움은 주기율표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지만 오가와 박사가 새로운 원소를 발견한 것은 사실이기에 선구자로 평가돼야 한다"며 "1세기 넘는 시간을 지나 일본 이름의 원소가 탄생했다는 것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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