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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 총장, 세계 평화 위한 중책 수행에 전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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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30 18:05:39 수정 : 2016-05-31 02: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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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마치고 떠난 반기문
국내 정치권이 흔들어도
중심잡고 유종의 미 거둬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박6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어제 유엔으로 돌아갔다. 임기가 7개월 남은 반 총장에겐 IS(이슬람국가) 테러 등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 평화·안보 유지를 위해 추진했던 사업들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건 본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도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방한 기간 중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과 처신으로 국내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됨으로써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국내 정치에 휘말려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헌신하는 중책을 수행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반 총장의 ‘이미지’가 “대선 발언 전보다 싫어졌다”는 응답이 26.8%로, “좋아졌다”는 응답(19.2%)보다 많았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마음에 걸린다.

반 총장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정치권도 문제다. 대권주자 기근난에 빠진 새누리당은 ‘반기문 대망론’을 부채질할 공산이 높다. 야권 견제가 맞물리면 반기문 이슈가 국내 정치의 한복판에 머물게 된다. 반 총장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국내 행동에 대해 과대해석이나 추측은 삼가,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수위조절 의도가 역력하나 이미 정치권도, 여론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 총장의 방한 일정 동선은 사실상 대권 행보로 비치기에 충분하다. 엊그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독대, 노신영씨 등 원로들과의 만찬, 그제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북도청 방문 등을 통해 고향인 충청과 TK(대구·경북)지역 유력 인사, 정치인들을 주로 접촉했다. 어제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성과를 높이 샀다. 반 총장이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친 뒤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것은 본인이 선택할 문제다. 그러나 벌써부터 특정 지역·세력에 기운 듯한 태도는 적절치 않다. ‘충청권의 옛 맹주’였던 김 전 총리를 찾은 건 ‘충청 대망론’을 겨냥한 것으로 여겨진다. TK 방문은 친박계가 설파하는 ‘충청·대구·경북 연대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음 대통령으로 반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충청(30.6%)보다 TK(45.1%)에서 높게 나왔다고 한다. 지역주의와 분열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반 총장이 지적했듯이 정치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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