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 속 명장면을 통해 우리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영화 속 한국사 명장면, '나의 한국사 편력기'(저자 박준영, 서울경제경영, 268쪽)에서 저자는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는 조지오웰의 말을 인용, 역사를 누가 쥐고 있고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좌우된다고 말한다.
역사는 과거의 산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연결해주고 미래까지 좌우하는 나들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 관점과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보 역사입문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본뒤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한국사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국시대를 소재로 한 '황산벌'은 혼란스러웠던 삼국시대 말기 신라와 당나라간의 외교술과 삼국이 서로 합종연횡하며 치열한 생존을 모색했던 모습을 사투리를 매개로 해 코믹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신라가 외세를 끌여들여 민족을 통일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 삼국 모두 단일국가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라며 만일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광할한 만주벌판이 우리 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원나라에 저항해 반원자주 개혁정책을 펴던 고려 공민왕 무덤과 그의 정신적 지주인 노국공주의 무덤 사이에 뚫려있는 40센티미터 크기의 구멍이 두사람의 영혼통로였다는 사실도 영화 '쌍화점' 순서에서 소개된다.
저자는 김민재라는 가공의 인물을 통해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보다 인간이 갖는 순수함의 결정체인 사랑이 우선임을 보여주는 영화가 '순수시대'라며 사극영화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콘셉트가 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황산벌'에서 최근의 정치사를 다룬 '변호인까지' 시대적 스펙트럼은 폭이 넓다. 다뤄지는 영화의 대부분은 천만의 관객 흥행을 일궈낸 작품이거나 호평받았던 작품이 주가 되고 있다. 한국영화 최고기록인 '명량', 천만을 육박했던 '왕의 남자''관상''암살''사도''광해' 영화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배경, 그리고 여기에 얽혀있는 일화와 뒷이야기 등을 재치있는 화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수능과목에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면서 "사회적인 일이나 사건을 봤을 때 최소한 옳고 그름 정도는 자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교양인이 되기위해선 역사공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영화를 통해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집필 취지를 설명했다.
저자 박준영 씨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MBC에서 예능작가로 일하다 케이블TV 출범을 계기로 방송 프로듀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중앙일보 문화사업 전문위원으로 10년을 일하면서 공연, 이벤트, 전시,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 기획 및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한국사 알리미를 자처하며 활발한 강의활동을 하고 있으며 사극영화도 기획 중이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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