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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장사"… 금융권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 가열

입력 : 2016-05-09 19:50:01 수정 : 2016-05-09 19: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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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앞다퉈 상품 출시
‘더 빠르게, 더 간편하게, 더 싸게.’

은행권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돈을 해외로 보낼 수 있고, 송금한 뒤 10분만 지나면 돈을 찾을 정도다. 송금수수료도 종전에 비해 훨씬 싸다. 지난 3월부터 핀테크 업체,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소액 외환이체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해외송금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계좌번호 없어도 송금 가능

KB국민은행은 9일 ‘모바일 KB 어카운트 프리 해외송금’을 출시했다. 수취인 계좌번호를 몰라도 돈을 송금할 수 있는 ‘무계좌방식’을 적용한 국가가 8개국(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송금인은 국민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스타뱅킹’에서 수취인 영문명만 입력하면 하루에 최대 7000달러(약 816만원)를 보낼 수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과 연계해 ‘위비 퀵 글로벌송금’을 내놓았다. 위비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바로 ‘위비뱅크’를 이용한 송금 메뉴로 넘어갈 수 있고, 중국 등 10개국에 송금할 수 있다. 일일 송금 한도는 2000달러(약 233만원)다. 베트남 등 4개국에는 무계좌방식을 적용했다. 수취인이 돈을 찾을 때 필요한 송금정보는 위비톡으로 보낼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원큐 트랜스퍼’를 서비스 중이다. 일일 송금한도가 없고 1회 송금한도는 1만달러(약 1166만원)다. 은행권에서 한번에 가장 많은 돈을 보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필리핀과 호주에 무계좌방식으로 돈을 보낼 수 있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영국, 캐나다 등 KEB하나은행이 진출한 국가로 적용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이들 서비스는 공통으로 환율 우대, 송금수수료 할인 또는 면제, 전신료 할인 등 해외송금에 들어가는 부가 비용을 크게 깎아준다. 24시간 365일 송금할 수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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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7조원 시장 경쟁 불붙어

금융권은 우리나라 해외송금 시장 규모를 연간 7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은행에서만 해외송금을 할 수 있었고, 100만원을 보내면 송금수수료가 3만∼4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쌌다. 정부는 해외송금 서비스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국민의 수수료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했다. 현재는 은행 외의 금융기관도 해외송금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인 핀테크 업체도 허가를 받아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다만 송금한도가 1인당 1회 3000달러(약 350만원), 연간 2만달러(약 2333만원)로 제한돼 있다.

각 은행은 해외송금 사업자가 늘면서 시장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비용과 속도, 절차를 개선한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해 핀테크가 보편화한 것도 해외송금 서비스 개선의 한 요인이다. 은행이 자체 외화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이체 업무가 가능해져 송금 비용을 낮추고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해외송금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나고 서비스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외 한국인 유학생이 2014년 기준 21만9543명에 이르고 국내 외국인 노동자도 지난해 93만8000명으로 해마다 8만∼9만명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페이 송금’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르면 올해 말 본인가를 받게 될 인터넷전문은행도 해외송금 서비스에 나선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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