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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영장 청구

입력 : 2016-05-06 18:52:49 수정 : 2016-05-06 18: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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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가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부터 금품을 받은 대가로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처럼 연구 보고서를 조작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6일 국내 독성학계 권위자로 알려진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에 대해 증거위조와 수뢰 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교수의 구속 여부는 7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 개시 이후 첫 구속자가 된다.

검찰에 따르면 조 교수는 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등 옥시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된 연구 보고서를 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옥시 측과 공모해 흡입독성 실험 데이터를 고치는 등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교수는 옥시로부터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실험에 관한 의뢰를 받으며 정식 연구용역비 2억5000만원과는 별개의 돈 1200만원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조 교수는 “단순한 자문료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보고서 조작의 대가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조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과 집 등을 압수수색하고 연구실에 있던 조 교수를 긴급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연구 보고서 조작에 관여한 호서대 유모(61) 교수 연구실도 함께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유 교수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옥시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 가족인 김덕종씨와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은 5일(현지시간)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주주총회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행사장 입장은 거부당했지만 이들이 전달한 서한은 주총 의장에 의해 낭독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라케슈 카푸르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CEO)는 주총에서 “한국에 해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영국 환경단체 ‘지구의 벗들’ 활동가들도 103명의 목숨을 앗아간 옥시 규탄 시위에 합류했다. 활동가 사이먼 블록은 “이번 일은 정말 충격적이다. 수치스럽다”고 분노했다.

김태훈·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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