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가운데)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후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우 원내대표는 제1당 원내대표로 내년 대선을 대비해 대안 야당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맡았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교섭력을 발휘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부담도 떠안았다. 특히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 원내대표와의 수싸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월 말∼9월 초에 실시키로 한 전당대회까지 전대 관리는 물론 당내 단합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당으로 변신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김 대표는 ‘우 원내대표와 호흡이 잘 맞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호흡이 안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협력 방침을 시사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제 선점에 나서고, 국민의당· 정의당과의 협조를 통해 여소야대 국면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가 합동토론회에서 “여소야대 정신을 살려 야권과 먼저 협상하겠다. 야권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힌데서도 이같은 구상의 일단이 드러났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테러방지법, 세월호특별법, 국정교과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첫번째로 민생을 내세우고, 두번째는 집요한 협상으로 잘못된 법안을 고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3당 원내대표, 국회의장 선출·원구성 고비
3명이 원내 지휘봉을 잡으며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은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세 사람 모두 합리적 성품인데다 개인적인 인연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 시절이던 1980년대 말 시작된 박 원내대표와의 개인적 인연과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과 야당 원내대표로서 의견을 교환했던 경험을 앞세웠다. 이날 우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아주 대만족 한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는 같은 당에 있으며 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를 ‘차세대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우 원내대표도 박 원내대표를 깍듯이 모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상황도 여야 신임 원내대표의 협치를 기대하게 한다. 정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에 마무리하지 못한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등 정부의 중점 법안 처리를 위해 두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박 원내대표도 더민주와 새누리당과의 협상을 통해 제3당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 한다. 제1당인 더민주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얻어낼 것은 얻어낸다는 계산이다. 우 원내대표 역시 제1당 원내사령탑으로 정국 주도권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협상이 시작되면 당의 강경파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며 여야간 극한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의장 선출과 20대 국회 원구성이 첫번째 고비가 될 전망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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