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김민성양은 2014년 세상의 빛을 본 지 일주일 만에 대한사회복지회에 맡겨졌다. 친모가 “좋은 가정으로 입양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사라진 것. 다행히 민성이를 가슴으로 품어 잘 키우겠다는 부부가 나타났다. 이들은 3개월간 진행된 입양절차를 밟으며 민성이를 돌보다 갑자기 입양 포기의사를 밝혔다. 민성이가 이름도 생소한 ‘KT증후군’을 앓고 있음이 뒤늦게 발견된 직후다. 이 질환은 신체의 좌우 부위가 다르게 자라고 피부가 점차 거북이 등껍질처럼 변하는 희귀병이다. 태어나자마자 친모에 이어 예비 양부모에게도 버림받은 민성이는 결국 경북 봉화군의 한 위탁가정으로 옮겨졌다.
두살배기 김민성양이 두 손을 모은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김양이 앓고 있는 KT증후군이란 희귀 질환 탓에 김양 왼손의 일부분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변해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제공 |
‘임시보호자’인 손상백(60)씨는 4일 “민성이가 처음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씩씩하게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며 “하지만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 몰라 입양을 선뜻 권하기가 어렵다”고 말끝을 흐렸다.
손의 일부분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변하는 KT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민성양이 위탁 부모의 품에 안겨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제공 |
경기 화성시의 아동보육시설 신명아이마루에서 지내는 송모(3)양은 2013년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에 버려져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김양이나 송양처럼 ‘버려지는’ 아동은 한 해 3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사회복지회 이기준 사회복지사는 “희귀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게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부 커뮤니티 드림풀의 박재희 팀장은 “소외된 아이들에게는 일회성 도움이 아니라 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영·남혜정·이창수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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