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6만명… 4년새 56% 급증
알츠하이머병 원인 72%로 최다

그는 “걱정하며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문제가 너무 싱거워 허탈했다”면서 “오늘 날짜를 묻거나 종이를 접는 등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검사여서 뇌기능 저하를 제대로 진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부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환자의 연간 진료비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치매환자는 2011년 29만5000명에서 지난해 45만9000명으로 55.8% 늘었다. 연평균 11.7%씩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총 진료비도 8655억원에서 1조6285억원으로 증가했다.

치매는 뇌 기능이 저하돼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 증후군 등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장애, 시간 및 장소 혼동 등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치매 검사는 전문의 진찰, 혈액 검사, 뇌 영상 검사 등으로 이뤄지는데 혈관성 치매는 초기에 발견할 경우 다른 종류의 치매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한창환 심평원 전문심사위원은 “규칙적인 운동, 음주·흡연 줄이기 등 예방 수칙을 지키고 조기 발견을 위해 검진을 자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8년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난해 3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그동안 치매 예방·조기발견·환자 돌봄 등 인프라는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지만 치매환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실질적으로 줄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향후 5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배정한 예산은 46억원으로 영국(1100억원)의 5%에 불과하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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