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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에도 답이 없는 사회… 청춘들의 삶 해법은 없는가

입력 : 2016-04-16 02:00:00 수정 : 2016-04-15 19: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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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외 지음/창비/1만3800원
노오력의 배신/조한혜정 외 지음/창비/1만3800원


‘3포 세대’란 말이 유행한 지는 오래됐다. 5포, 7포 세대니 하더니 아예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공부하고, 연애하고, 취직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이제까지 생애의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졌던 것을 누릴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청년들이 상실한 상황을 빗댄 것이다. 이런 세대는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단계를 밟고 노력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리란 전망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들은 ‘포기’에 이르렀는데 기성세대는 더 많은 노력을 하라고 요구한다. 개인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의 최대치를 넘어 200%, 300%로 치열하게 살라는 것이다. 청년들은 이를 ‘노오력’이라고 표현한다. 청년들은 ‘노오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고단하며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분노가 사회적으로 조직화되어야 한다. 한국의 청년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격렬하고 전투적인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의 역사를 이어받지 않았는가. 하지만, 너무 조용하다.

‘노오력의 배신’은 다른 인식에서 출발한다. 조용하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오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깊이, 그리고 정확하게 현실에 대한 파악을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분석적·감응적 개념들을 만들어 퍼트리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금수저·흙수저론’, ‘노답사회’, ‘헬조선’, ‘벌레/혐오’ 등을 키워드로 청년과 그들이 처한 현실을 진단한다. 특히 눈여겨본 것이 ‘벌레/혐오’다. 사회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표출되는 방식이 혐오라는 형태를 취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겪고 있는 불평등과 부정을 시정하는 걸 체념하게 되면서 “체념을 합리화하기 위해 혐오를 동원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구제 가능성이 없으니 차라리 망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헬조선’이라는 과격한 형태의 현실인식이 여기에 맞닿아 있다.

한국의 청년문제는 “선진국의 문제를 뒤따라가는 형태가 아니라 선진국을 앞질러가고 있다”고 저자들은 판단했다. 책은 “청년문제는 단지 일자리의 문제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의 삶이 어떠해야 하고,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라며 “청년들에게 필요하고 또 청년들이 요구해야 하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은 조직하는 일”이라고 제안한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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