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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신입생 환영식…여전한 '군기잡기'

입력 : 2016-03-29 19:28:36 수정 : 2016-03-29 2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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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식 후 여학생 투신… 교수 합세 막걸리 세례 최근 개학을 맞은 대학가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지나친 ‘군기잡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배들과 대면식을 마친 새내기 여학생이 투신하는가 하면, 환영회에서 후배들에게 막걸리를 퍼붓는 일이 공공연히 자행돼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전남과학대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신입생 A씨(21·여)가 지난 17일 오후 5시30분쯤 학교 도서관 4층 계단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 A씨는 화단으로 떨어져 목숨은 구했지만 발목 골절상 등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원광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추운 날씨임에도 반팔, 반바지를 입은 학생들에게 교수, 학생 등이 막걸리를 머리 위로 뿌리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가족들은 A씨가 투신 2시간 전 인근 단과대학 건물에서 열린 학과 대면식에서 선배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전남과학대 한 학생이 지나친 선배들의 군기잡기로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며 ‘대면식 도중 3학년 학생이 A씨에게 다른 학생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끼게 말을 해 울음을 터트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3학년 학생들이 대면식에서 ‘목소리가 작다. 다시 하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강압이나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전북 원광대학교에서는 신입생 환영식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모아 놓고 막걸리를 퍼부은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에는 교수까지 합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제의 환영식은 지난 4일 사범대 국어교육과에서 벌어졌으며, 최근 한 학생이 SNS를 통해 사진과 당시의 정황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학과 선배들이 단과대 건물 앞에 파란 비닐을 깐 뒤 꽃샘추위 속에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열한 신입생 20여명에게 선배들이 막걸리를 뿌려댔다’고 밝혔다. 또 ‘교수가 먼저 (막걸리를) 조금 뿌리자 이어 선배들이 쏟아부었다. 정도가 심해 신고하려고 했는데 모르는 척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행사가 끝난 뒤 씻는 시간을 적게 주고 다시 집합을 시키는 바람에 제대로 씻지도 못해 일부 학생은 옷을 버리기도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해당 학생회는 파문이 일자 29일 내부 통신망을 통해 “매년 고사 형식으로 진행해온 학과 행사로 신입생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하지만 동참을 원하지 않는 신입생들과 이를 본 학우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고 대학 이미지를 실추시킨 점에 사죄드리며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익산·곡성=김동욱·한승하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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