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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단군이래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 첫 출현"

입력 : 2016-03-29 05:00:00 수정 : 2016-03-29 13: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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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천민…2016년엔 '미생'…2030대의 '자조(自嘲)' 현실화
지난해 2030대 청년층의 소득증가율이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취업을 해도 계약직인 경우가 많아 근로소득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전·월세 급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데다 월소득이 감소하자 소비도 줄였습니다. 청년층의 소득 위축으로 인한 소비 감소는 '성장률 하락→기업 투자 감소→고용 감소'라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큰데요. 이른바 'N포세대'·'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청년층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것도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 직장인 김모(36)씨는 수도권의 한 공장에서 6년째 3개월짜리 단기계약직으로 근무했다. 김씨는 "그동안 8번 근로계약 기간 만료로 해고 통보를 받았고, 9번 다시 입사했다"며 "이젠 이런 계약직 생활도 지쳤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203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ㅡ)'를 기록했다. 청년 취업난이 심해진데다 취직을 해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하는 연령대인 2030대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은 2003년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언제 다시 백수 될 지 몰라 지갑 닫는다

2030대 가구 소득 증가율은 △2011년 5.2% △2012년 2.9% △2013년 7.4% 등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2014년 0.7%로 쪼그라들더니 지난해 급기야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2030대 샐러리맨 가구의 지난해 근로소득이 0.8% 감소, 사업소득·재산소득 등을 포함한 전체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됐다.

소득이 줄어든 연령대는 2030대뿐이다. 지난해 40대 가구 월평균 소득은 495만9000원으로 2.8% 늘었고, 50대 가구는 505만5000원으로 2.0% 증가했다.

60대 이상 가구 소득은 6.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가구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030대 가계소득이 뒷걸음질친 이유는 우선 청년실업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일자리이거나 생계형 창업을 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소득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 사업자는 다 재벌?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2030대는 축소지향적 생활을 했다. 지난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경우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30대 가구의 지출이 줄어든 것 역시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실제 주거비(월세) 지출이 26.6% 급증하자 △의류·신발(-9.3%) △가구·가전 등 가사용품 및 가사서비스(-10.7%) 등 생존과 직결되지 않는 항목의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제 청년실업 문제는 개인의 생계 차원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취업난 속에 연애와 결혼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포기한다는 청년 'N포세대'의 아픔은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여러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N포세대'의 아픔, 각종 통계로도 확인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33만7000명 늘었지만, 이는 청년층보다는 50대 이상 장년층이 이끈 증가세였다. 청년과 나머지 연령대 고용 상황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년(15∼29세) 실업률은 2013년 8.0%, 2014년 9.0%에 이어 지난해 9.2%로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청년 실업률은 9.5%로 더 높아졌다. 졸업 시즌인 2월 실업률은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취업 준비 등을 이유로 구직 활동을 시작하지 않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 인원수도 올해 1월 60만9000명에 이른다. 1년새 4만5000명 증가한 것이다.

◆경제성장 둔화…기업들, 대졸신입 정규직 채용 꺼려

취업 전까지 대학 졸업을 미루고 있는 대학생 등까지도 실업자로 잡는다면, 청년 체감실업률은 10%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

청년취업난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이에 따라 기업이 대졸 직원을 새로 뽑기를 꺼리면서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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