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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지카·난민 불안에 다시 그려지는 '세계여행 지도'

입력 : 2016-02-14 09:14:47 수정 : 2016-02-14 09: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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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튀니지·터키 울고 스페인·이란·쿠바 웃는다
"피라미드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호텔에서도 여행객을 만나기 힘듭니다."

세계를 두루 다니는 여행가 안드레이 키셀스키(18)는 평소와 다른 이집트의 풍경을 담은 동영상을 지난달 유튜브에 게재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촬영했으나 제지하는 이도 없었다고 한다.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다가 허허벌판으로 바뀐 피라미드 주변, 통행금지 조치라도 내린 듯한 카이로 도심은 지구촌 불안의 단면으로 통했다. 



최근 상황이 돌변한 지구촌 유명 관광지는 이집트뿐만이 아니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테러, 난민,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지구촌의 여행 지도가 급격하게 재작성되고 있다.

이집트는 테러에 직격탄을 맞은 사례다.

작년 10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는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를 떠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러시아 여객기가 폭발했다.

탑승자 224명이 전원 사망한 참극으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테러의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튀니지의 대표적 휴양지인 수스도 이집트 카이로와 마찬가지로 파리가 날리고 있다.

수스의 한 유명 리조트에서는 작년 6월 IS 조직원들이 총기를 난사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38명을 살해했다.

AFP통신은 작년에 튀니지를 찾는 여행객이 무려 200만 명이나 줄어 해변 리조트, 호텔은 텅텅 비었고 나라 경제는 누더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여행업자들은 무슬림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여행객의 급격한 감소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작년에 심각한 테러를 겪은 터키도 근본주의 세력의 잇따른 테러 때문에 불황을 피할 수 없었다.

세계 최대의 여행 전문업체인 독일 TUI는 지난달 이스탄불 테러 이후 여행 예약이 40% 줄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스탄불 도심의 대표적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는 지난달 IS 조직원의 자살폭탄 테러로 여행객을 포함해 10여 명이 숨졌다.

터키 현지언론들은 휴양지인 안탈리아에서도 지난달 여행객이 17% 감소해 최근 10년 내 1월 최소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요르단이나 오만은 억울한 피해를 보고 있다.

나예프 알-파예즈 요르단 관광부 장관은 "우리는 공격을 받은 적도 없는데 유럽 관광객들이 대폭 줄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프랑스 여행사 부야죄르뒤몽드의 대표인 장 프랑수아 리엘은 "무슬림 국가가 모두 크고 작은 피해를 보는데 오만처럼 완전히 안전한 곳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리엘 대표는 중동에서 유일한 예외는 이란으로 현재 많은 유럽 업체가 이란 여행지를 개척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제재에서 벗어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를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작년에 체결했다.

경제제재가 올해 해제되면서 그간 동면하던 관광자산을 개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동이 타격을 받으면서 기후가 비슷한 유럽 다른 국가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러모니터의 애널리스트 바우터 기르츠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이 이익을 보고 있다"며 "비슷한 기후에 안전하면서 가격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업체 인익스텐소의 올리비에 퍼티는 "이들 국가의 호텔 업자들이 더 비싼 가격을 부르면서 투숙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릴 상황"이라고 실상을 소개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유럽으로 향하는 시리아, 이라크 난민이 몰려들어 일부 섬지역에서는 관광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유러모니터는 "그리스 코스 섬의 관광업은 행락객이 상황에 불안을 느끼면서 심각하게 망가졌다"며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행예약 취소가 17만8천 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쿠바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세계 여행자들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AFP통신은 쿠바가 작년부터 미국과 해빙무드에 들어가면서 관심을 받고 있으나 여행 인프라가 충분히 조성되지 않아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티의 아름다운 해변도 6년 전 대지진의 흉터를 지우고 관광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다수 중남미 국가들은 최근 브라질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곧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FP통신은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지에 많은 이들이 관광을 가지만 남미 목적지는 곧 지카 바이러스의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에볼라, 카리브해 지역에서 치쿤구니야, 한국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와 같은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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