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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명절 풍경…긴 휴가 vs 알바·취업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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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7 11:01:04 수정 : 2016-02-07 14: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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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에 해외여행 간다” vs “연휴에도 일(공부) 한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설 명절에 대처하는 ‘연휴 활용법’이 개인마다 천지차이다. 이번 설은 법정연휴(6∼10일)에 이어 목·금요일까지 연차를 내면 주말까지 최장 9일간 쉴 수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해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최모(33)씨는 서울의 큰아버지댁에서 설을 쇠고 다음날인 9일 아내와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로 여행을 떠난다. 최씨는 “결혼 후 첫 명절이기도 해서 부모님, 친지분들과 함께 연휴를 보낸 이후에 일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처가는 지난 주말에 다녀왔고 이번 연휴에 부부끼리 쉴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내와 함께 연차를 썼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긴 연휴 기간을 이용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계획한 이들이 상당수다. 설 연휴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인천공항공사는 10일 인천공항 예상 이용객이 18만3900여명으로,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달 17일 17만8700여명보다 5000여명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여행을 계획하는 가족도 많다. 직장인 김모(37)씨는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차례를 지낸 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강원도 화천의 한 펜션으로 여행을 계획 중이다. 김씨처럼 고향에서 차례를 지낸 이후 여행지에서 휴식을 즐기고 귀경하는 ‘D턴족’은 요즘 명절의 새로운 트렌드다. D턴족은 고향에 갔다가 다른 곳에 들러 돌아오는 이동 경로의 모양이 영어 철자 D와 유사해 생긴 신조어다.

지난 4일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야놀자’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2030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가 이번 설 연휴에 ‘국내 여행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가족(67.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연인은 14.9%를 차지했다.

반면 흩어졌던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에 시험, 취업 등의 이유로 귀성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노량진동에서 올해로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31)씨는 “공부는 잘 되니?”, “올해는 합격할 수 있겠지?”라는 말이 듣기 싫어 귀성을 하지 않고 노량진에 남았다. 그는 “혼자 서울에서 공부하면 외롭고 좀 마음이 공허할 때도 있다”며 “하지만 괜히 집에 내려가서 친척들 눈치보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어학원에서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명절 대피소’를 운영할 정도다. 지난해 추석부터 문을 열어 연휴 기간 운영되는 이 명절 대피소는 수강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고, 공짜 간식까지 제공한다는 말에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 기간 고향을 찾는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며 명절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서울 시내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5)씨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돈을 벌 생각이다. 고향집을 가는 대신 학교 근처 대형마트에서 단기 아르바이틀 하기로 했다. 이씨는 “단기간 아르바이트지만 시급이 적지 않아 나름 쏠쏠하다”며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집에 갈 차비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이편이 낫다”고 말했다.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만 19세 이상 남녀 1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둘 중 한 명(50.4%)이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48.3%가 ‘노느니 알바’라 말했다. 또한 40·50대 중장년 가운데 구정 설 연휴의 반짝 단기 아르바이트를 노리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세뱃돈이나 차례상 비용 등 명절에 지출되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자구책으로 아르바이트를 찾는 중장년이 많다는 얘기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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